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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고민] | EPILOGUE 3 | 이 시국에 외국에서 퇴사해보려고 합니다만

[BY Birkenwald] [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30.06.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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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고민] | EPILOGUE 3 | 이 시국에 외국에서 퇴사해보려고 합니다만

[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30.06.2021 또 한 달이 지나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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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30.06.2021


또 한 달이 지나간다.

6월의 끝이다.

그 사이 여름이 내려앉았다.

또, 그 사이 나는 코로나 백신 1차 접종도 마쳤다.

끝을 향하기로 마음을 먹어서였을까?

왠지 그동안 지은 모든 것들의 과보를 돌려받는 것 같은 힘든 한 달이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기어이 나는 감행하기로 했다.

기어이 말이다.

마침내.

드디어.


결말

끝내 결말은 내려졌다.

지난 주 월요일 오전, 나는 상사에게 1:1 대화 요청을 했다.

그리고 그에게 퇴사의사를 말했다.

뭐라고 말할까, 어떻게 시작할까를 놓고 나는 그 전날인 일요일 저녁을 안절부절 못하는 불안정한 상태로 보내었다. 평소에 늘 지혜로운 조언을 해 주던 지인 두명과 각각 저녁나절에 연락이 닿아서 그들과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에 대한 상담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코칭/멘토링권을 신청하여 이메일 상담 코칭을 받을 수 있었던 멘토 분께도 조언을 받을 수 있었고 그날 밤에는 온라인 심리상담도 한 회차 신청하여 담당 상담사님과 같이 마음 및 생각 정리를 하고 롤플레이도 해 볼 수 있었다.

상사는 역시 상사였다.

내가 이 회사를 떠나게되고 많은 세월이 흐른다 하더라도 나는 이 상사를 아주 오래 기억할 것 같다.

그동안 만나온 어떤 상사들 보다도 정말로 상사같은 상사였다. 그의 고도로 훈련되어 세련되고 젠틀한 외교적 화법은 가히 일품이었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저렇게 대응 할 수 있구나.

내가 다녔던 한국 회사의 상사들이었다면 아마 그자리에서 내 인격을 까버릴 다양한 말들로 장전한 바주카포를 얼굴 앞에서 날려버려서 나를 어떻게든 보내버릴 수 있었을 텐데.

그의 인격에 감사를 표한다.

결국 도저히 싫어서 떠나겠다는 말을 돌리고 포장해서 것도 사전에 연습에 연습을 해서 말하고 있는 부하직원을 보면서 그는 어떤 생각이 들었겠는가.

그런데 이제 일이 다 치뤄지고 생각해보니, 이게 이렇게까지 불안해하고 영화 시나리오 집필하듯이 대본을 적어서 상황극을 연습할만한 일이었을까 싶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이 일에 심적으로 많이 끄달렸을까를 두고 성찰 해 보았는데, 이건 아무래도 내 마음에 남은 죄책감이라면 죄책감같은, 아쉬움이라면 아쉬움 같은, 실망감이라면 실망감 같은 그 모든 찌끄러기같은 감정들이 작용한 결과인 것 같다.

그런 찌끄러기들로 꽉 막힌 하수구를 뻥 뚫어주기 위하여 나는 손에는 고무장갑을 끼고 세제를 들이붓고 시간을 두고 기다렸다가 다시 쏴아-- 물을 틀어 다 흘려보내주는 그런 일을 앞두고 있었던 것 같다.

막상 하수구를 뚫기로 해서 첫 관문은 지났는데 아직 완전히 다 마무리 지어지기 전까지 남은 작업을 계속해서 해 나가야 한다.


구두 협의

우선은 직속상사와 구두로 협의를 했다.

8월과 12월에 신청해 두고 있었던 총 22일의 휴가를 취소하고 10월 한달에 쓰는 것으로 한 채, 3개월 노티스 기간은 7,8,9월로 하고 10월은 휴가처리로 하여 공식적으로 10월 31일부로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것으로 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아직 시간이 있으니 그러면 6월중 퇴사해서 9월까지 노티스 후 10월 휴가처리를 하기보다는 그냥 지금은 구두로 상호 협의하고 7월 초에 사직서를 내는 것으로 해서 8,9,10월 3개월 노티스를 갖는 것으로 하자, 그 중에서 마지막달인 10월 한 달은 부서 내부적으로 휴가로 처리하는 식으로 하기로 하자 까지가 이 협의의 골자였다.

지금 생각으로는 내주 금요일 오후에 사직서를 상사에게 보내주려고 한다. 그럼 상사가 그 뒤에 있을 공식적 절차를 밟아가겠다고 하였다.


심경

놀랍도록 차분했다.

이렇게 차분해도 될까.

그렇게 남의 눈치에 전전긍긍하던 내가 이렇게 얼굴이 두꺼워질수도 있는 걸까. 남이사 뭐라고 생각하던지 말던지 이런 식의 배짱은 대체 어디 숨겨져 있다가 이제서야 나온 걸까.

사실 퇴사 통보 직전 1주일간은 매일 자고 일어나면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채로 온 몸의 진액이 다 빠져나간 상태로 하루를 시작했다. 얼굴 피부도 안좋아져서 트러블도 많이 올라온 상태였다. 그런데 상사에게 퇴사 의사를 이야기하고 난 바로 그 다음날부터 잘때 식은땀 나는 도한증 증세와 얼굴 트러블은 말끔하게 사라졌다.

나라는 인간의 극에달한 단순성에 살짝 치가 떨리기도 했다. 이렇게 한 번 싫은 건 죽어라 싫고 싫은 건 무조건 해결을 봐야지만이 마음에 평안을 얻을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옵션은 존재치 않으며.. 똥고집 외곬수 흑백논리 모 아니면 도... 나라는 인간의 인간성을 다시 한 번 재점검 했을 뿐이었다.


이제 한 고비를 넘고

퇴사 통보를 앞두고 서울에 있는 가족과 영상통화를 했을 때의 일이다.

엄마는 그때 나에게 퇴사통보를 하고 퇴사하고 나오는 것은 앞으로 있을 일들 중 가장 간단한 일일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은 정말 너무나도 맞는 말이다.

이렇게 한 고비를 겨우 넘겼지만 아직 나는 어마어마하게 남은 노티스기간을 오롯이 채워나가야한다. 아직까지는 상사와 프로젝트 매니저만이 알고있는데 또 모를 일이지. 그들이 그사이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말했을지는. 그렇다 하더라도 노티스기간동안 무슨 일이 어떻게 생겨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완전히 회사와 정리되고 난 가을~초겨울 무렵부터 앞으로 쭈욱 나는 어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며 살아가는 게 좋을지, 지금 구상중인 것들을 하나씩 타진해 보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 들어갈 예상 비용들 등을 야무지게 따져보는 작업만 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자칫 나태해지기 쉬울테니 마음가짐도 잘 단속 해야 할 터다.

우선, 한국의 가족들이 나의 선택에 비난이나 어떤 평가를 하지 않고 내 편에 서서 지지 해 준 것이 너무 고맙다. 그리고 퇴사통보 하루 전날 내 메시지를 받고 짬을 내어 통화 해 준 내 삶의 멘토같은 지인들, 온라인 코칭으로 만나게 된 코치님, 그리고 오랜기간 함께 상담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데 도움을 주고 계시는 상담사선생님.. 옆에서 묵묵히 토달지 않고 내 선택을 존중해 준 남자친구.

모두 너무 감사하다.


원인과 결과: 호오포노포노

모든 일에는 인과관계의 법칙이 적용된다.

원인과 결과.

인풋과 아웃풋.

원인이 되는 사건을 지은 사람도, 그로 인한 결과가 되는 일에 영향을 받게 되는 사람도 결국에는 모두 나 자신이다.

이 모든 일들은 누구때문에 일어난 일인가? 누가 초래했는가?

그 일들로 인한 결과는 누가 책임을 지는가?

그 누구는 누구인가?

그게 나라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길래, 나는 누구이길래 이런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하게 되었는가?

그로 인해 이런 일들을 지어내게 되었는가?

그로 인해 어떤 책임을 지게 될 것인가?

어떤 값을 지불하게 될 것인가?

호오 포노포노는 하와이 섬의 원주민들에게 예로부터 내려오던 치유기법이라고 한다.

호오(ho)란 방법을 뜻한다 하고 포노포노(pono pono)란 완벽, 완전무결함이라고 한다.

즉, 잘못을 바로잡는 방법, 완전무결을 목표로 갈등을 치유하는 법이다.

삶에서 갈등이나 고통이 생기면 치유사는 갈등의 원인이 되는 마음을 정화하게 했다고 한다. 그때 그 마음에 대해서 사과를 하고, 용서를 청하고 감사하고 사랑하는 과정을 통해 치유가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지난 모든 일들과 그 일들을 지나오는 가운데 맺어진 인연들.

어긋나버린 관계들.

빗겨나간 일들.

떠나온 자리들.

모두.

미안하고 고맙고 그래서 용서를 청하고 또 애정어린 마음을 품고자 한다.

그들에게 이 마음이 전해질지, 또 이 마음을 먹고자 하는 내가 중간 중간 솟구치는 아집으로 인하여 또 이기심의 공격을 받기도 하겠지.


에필로그

이로써 3회까지 늘이고 늘린 지루한 장마같은 에필로그도 끝이다.

완결이라는 의미를 이미 가지고 있는 에필로그를 가지고도 질질 끌어왔었는데 이제 정말로 종결이다.

이 시국에, 외국에서 살면서 한 번도 환승이직이 아닌 퇴사가 없었던 나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다음 행선지 없는 퇴사를 감행한다.

때는 여전히 역병의 기세가 사그라들지 않은 코로나 시국 2년차이다.

나는 꼴통에 똥고집쟁이에 외곬수에 자기만의 세계가 강하고 이기적이고 사회생활을 하는데 장애가 되는 많은 요소들을 가졌으며 그것을 고치려고 할수록 더욱 망가졌고 그럴수록 더욱 분노했다. 그래서 이제는 기존과는 다르게 접근 해 보고자 한다.

고치려고 하지말고 받아들여보자.

상황은 그 어느때보다 더 나을 것 없다지만, 또 그 어느때보다 더 나쁠 것도 없다.

내 삶은 아직 건재한듯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자기 기만을 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미움받을 용기도 장착하고 외로울 각오도 하고 하지만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힘내어 살아가 보기로 했다.

그러기로 했는데, 지금 이 시국이 어떤 시국인 것은, 지금 이곳이 외국인 것도 그 무엇도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그토록 불안에 떨며 공포감을 느꼈던 걱정들도, 내가 이렇게 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굳게 믿어온 이상적인 환경에 대한 상상도 모두 허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여기서 일하면, 이런 일을 하면, 누구를 만나면, 어디를 가면 그럴 듯 해 보일 것 같으니까 억지로 끼워맞춰서 그 논리를 신념처럼 붙들고 사는 것은 퇴사를 함과 동시에 그만두는 것으로 하자.

가슴 속에는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상상이나 소망을 품을 수 있겠지만, 허상을 붙들고 허우적거리지 않고 현재를 살아야겠다.

어디에서든, 어느 때이든, 무엇을 하든, 지금 여기에서.

불확실하고 두려워지더라도.

나 자신으로서.

 

[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30.0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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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에 설정한 디데이 카운팅 위젯은 오늘이 바로 그 디데이 임을 알려왔다.

그렇게 오늘로써 지금 포지션을 한 지 2년을 꽉 채우게 되었다. 남들은 그냥 별로 인지도 못하는 사이에 훌쩍 지나간다는 그 2년을, 나는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처음으로 달성해본다. 참 우습게도, 같은 포지션에서 최대로 머물러 본 최초의 경험이다.

사실 2년째를 마치게 되는 날 어떤 기분이 들까 굉장히 궁금했었다. 왠지 섭섭해져서 욕심을 부려 1년을 더 해서 3년차를 채우고싶어질까? 그런 생각이라도 들 줄 알았다.

 

 

지금으로부터 100일 전 찍었던 스크린샷이다.

그때는 디폴트로 세팅된 저 단풍 배경이 왠지 처량한 기분이 들어서 시간이 지나자 하늘 사진으로 바꾸었을 정도로 비참한 기분이 주를 이뤘더랬다.

현재는 그런 기분이 들지 않는다. 그것만해도 나는 굉장히 행복할 지경이다. 도대체 그때는 왜 그렇게 사방이 가로막힌 듯 갑갑하고 불안했는지, 조급해지고 슬퍼졌는지 다 지나고보니 지나가버릴 일들이었는데 말이다.

이런 심경의 변화를... 일종의 발전으로 여겨봐도 될까?

 

변화는 항상 일어나는 것, 변화 없는 것은 없다.

오후 2시, 부장이 셋업한 조직개편 관련 콜에 전 부서원들이 다들 들어왔다.

오랜만에 서로 얼굴들이나 보자고 하여 다들 카메라도 켰다. 그리고 부장은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띄워서 슬라이드를 넘겨가며 설명을 해 주었고 몇몇 사람들은 질문을 하기도 했다.

솔직히 말해서 평사원 급으로는 별로 뚜렷한 변화는 없을 것 같다. 그나마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와 리포팅 관련하여 담당자들이 바뀔 거 같아서 그것 관련해서 알아둬야 할 것 같고, 리포팅 프로세스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면 어떤 차이가 생길지 알아내서 프로젝트 매니저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면 될 것 같다. 지금부터 7월까지 Phase 1을 가지고 8월부터 12월까지 Phase 2 로 해서 전체적인 Lift&Shift를 달성한다는 블루프린트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12월 말이 되면 최종적으로 모든 토픽들이 다 개편된 조직으로 이전 완료 되는 것이 올해의 과제가 될 것이었다.

내가 이 회사에 들어온 이래로 경험한 조직개편만해도 벌써 몇번째인가. 내가 직접 영향을 입었던 경우와 다른 이웃 부서들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목격한 경우들을 다 합친다면 꽤 여러번이다. 본인이 원했든 아니든, 오늘날의 기업에서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인사이동도 조직개편도 잦고 진행될 기미를 보이던 프로젝트가 엎어지거나 다른 프로젝트와 합병을 하게 되기도 하였고 그 외에도 별의 별 일들이 다양하게 일어났었다. 나만해도 이 조직에서 3번의 부서를 거치게 되었고 그때마다 옮겼다고 뭐라고 눈총을 주는 사람을 보기도 했고 응원해주는 사람을 보기도 했고 아무 관심도 갖지 않는 사람을 보기도 했다. 또한 변화를 겪을 때마다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게 되었고 새로운 일들을 거치면서 배우기도 많이 배웠고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모든 일은 사람에 따라서 다 다르기 마련이다.

딱 맞는 정답도 없고 오답도 없다. 자기 선택을 믿고 거기에 책임을 지고 주체적으로 부딪혀가보는 것이다.

오후 4시 반.

약속대로 나는 그 동료와의 콜에 들어갔다. 우리는 초반에는 이런저런 스몰토크를 나누다가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과거 그녀가 경험했던 애자일 프로젝트 팀의 경험들을 나누면서 시작했다. 그때 그녀는 Scrum 프레임워크상 개발자팀에 속해있었지만 따로 프로그래밍이나 테스팅 등의 활동을 하진 않았고 초반에 Sprint Planning을 하기 전에 모든 요구사항 (Business Requirements)들과 과제들을 문서화하고 그것들을 쪼개어 스토리, 즉 백로그 아이템으로 만드는 작업을 주로 하였다고 했다. 그게 그녀가 해왔던 Requirement Engineering/ Business Analyst 업무였다고 했다. 비즈니스쪽의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그것을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실재 투입될 기술자들에게 전달해주고 비즈니스의 언어를 IT 언어로 전환해주면서 브릿지가 되는 역할이었다고 했다. 과연 시험 공부를 위해 들여다봤던 내용대로 실재 일이 이루어지는 경험을 전해들으니 더욱 실감이 났다.

또한 현재 옮겨간 그 부서에서도 한 프로젝트는 delivery method 를 Scrum 방식으로 해서 매일 Daily Scrum Meeting 을 15분간 가지며 각 팀원들이 그날 할 일에 대해서 그리고 혹시나 발생하는 이슈들에 대해서 의논하는 경험을 하며 일을 진행해가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커리어 초반에 원래는 프로그래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오라클 데이터베이스에서 SQL 명령어를 사용하여 당시 하고 있던 개발업무의 일환으로 쿼리들을 불러내어서 얻은 데이터들을 사용하는 등 그런식의 일들을 했고 테스트를 거치며 리포트 된 버그들을 수정하는 등의 완전 하드코어 테크 일이었다고 한다. 딱히 여성으로서 애로사항을 느끼고 그랬던 것은 없었지만, 자신은 개인적으로 성향상 프로젝트매니저가 되어서 여기저기 다 대표자로 최전선에서 싸우는 지휘자가 되고 싶지 않았고 개발업무를 할 당시 버그가 발생될때마다 쪼여짐(?) 당하던 개발팀들의 심적 부담에서 해방되고 싶은 마음에 그 절충안으로서 현재의 비즈니스 애널리스트 포지션에 몸담게 되었고 지금 하는 일이 자기에게는 잘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때당시 개발자 동료들 중에서 아직도 열정적으로 개발업무에 몰두하는 이들도 상당수 된다고 했고, 결국 그게 무슨 일이 되었든 개인과의 합이 얼마나 되냐에 따라, 개인차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100일간의 퇴사유예기간을 거치면서 하루하루 사람의 마음에 생각보다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갈대같은 족속이 인간이라지만 참으로 사람의 마음처럼 부실하기 짝이 없는 것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그러니 무엇이 되었건 순간적으로 치미는 충동으로 무언가를 결정하기에는 바로 그 몇시간 뒤, 혹은 그 다음 날 아침 우리 마음이 또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알 수 없기에 조금 더 한 발 물러서서 생각하는 여유를 배워둬야 할 것 같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았을때 든 생각은, 100일 전에도 여러번 숱하게 넘겨왔었고 100일을 지내오는 중간중간에도 다 갈아엎고 다 팽개치고싶은 나날들을 무수히 넘겨왔지만 그때 바로 그 당시에 정말로 퇴사하고 나오지 않고 오늘까지 이어올 수 있어서, 참 다행스럽다. 퇴사를 할 때 하더라도, 나는 조금 더 나날이 변화하는 내 마음을 살펴가면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힘을 비축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려 이 코로나 시국에 그것도 겨우 이제 좀 영주권도 받고 자리잡고 살라 칠 즈음해서 기어이 퇴사를 해보려고 궁리하고 있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100일 이전보다 무조건적인 자기 비하나 비난을 안하고 조금 더 개인적 감정을 배제하고 생각 해 볼 수 있었다.

1. 나는 욕심이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2. 욕심에 비해 실재적으로 갖춘 것이 많지 않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3. 그리고 치열하고 끈기있게 밀고나가는 실행력이 부족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4. 이상은 고매하게 높았고 현실은 거기에 안따라주었기 때문에 혼자서 화가 많이 나있었고 그것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 지 몰라서 지금껏 오래도록 괴로워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5. 자주 도망치고 싶어하는 이유는 불안정한 자존심, 즉 에고가 상황을 거부하고 수틀려할때마다 그 상황을 잠재우기 위한 방법으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을 택해왔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6. 그동안 먹고사는 것에 급급한 나머지 근시안적으로 많은 일들을 선택해왔고 그 일을 하는 깊은 차원의 의미를 마련하지 못하여 일하면서 자주 좌절에 빠졌음도 알 수 있었다.

7. 사람에게는 누구나 취약한 점이 있기 마련인데 그 약점이 치명적인 흠이 될 수 있는 분야의 일들을 주로 찾아 해 왔었음도 알 수 있었다.

8. 취약한점을 마주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이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외면하려고 해왔음도 알 수 있었다.

9. 강박적인 자기만의 사고에 자주 갖혀있었던 것도 알 수 있었다.

10. 결국 남탓, 외부탓을 하지말고 문제를 직시하되 스스로를 벌주는 식으로 하지말고 새로운 전략을 세워서 스스로의 강점을 살릴 수 있고 스스로에게 솔직 할 수 있는 방식을 모색해 나가자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이제 이렇게 2021년도 4월이 지나가고, 내가 스스로 좀 악착스럽다라고 느낄정도로 집착했던 그 2년째 되는 기간도 지나갔다. 그렇게 고대하던 2020년도 업무평가에 따른 보너스도 수령했다.

보너스와 이번달 급여의 절반을 합한 금액은 고스란히 저축계좌로 이체시켰다. 이로써 벌써 생존자금으로 쓰일 계좌에 돈이 꽤 모였다. 앞으로 몇달간 더 하는 대로 더 해서 채워서 묶어두고 필요해질때 쪼개서 쓸 수 있는 financial cushion, 내 비자금 주머니 역할을 톡톡히 해 낼 것이다.


생각보다 크고 중요한 선택권이 바로 내 손 안에 놓여있다.

고방 열쇠는 그 집 안주인이 틀어쥐고 있는 법이다.

유예기간 및 숙려기간을 거쳤으니 앞으로는 조금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조금 더 담백한 마음으로 최종 퇴사를 통보하는 시점까지 업무를 업무로만 대하며, 개인적 감정 끄달리는 짓을 그만하고 싶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내 손에는 별다른 대안도 없고 그렇다고 억만금을 비상금으로 모으지도 못했지만 단 한가지 카드만은 확실히 들려있다. 그것은 바로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내일이라도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퇴사 자유 이용권"이다. 이렇게 관점을 전환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제 어떤 일이 있어도 회사원이라는 을의 위치, 외국에서 해외노동자로 살아간다는 마이너리티 약자로서의 위치 등을 다 뛰어넘고서 당당하고 대등한 자세로 남은 나날들에 임하고 싶다.

역병의 시대.

이 시대는 많은 사망자들을 내고 많은 이들을 불편과 고통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으나, 동시에 정말이지 신의 한 수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시국이 오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우리의 능력치의 한계를 이정도까지 시험 해 볼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속으로만 공상하던 각종 혁신적인 것들을 도입해보고 시험대에 올려 볼 수 있었고, 성찰도 할 수 있었고 통찰력도 얻을 수 있었다. 사실 지금도 계속 얻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집에서 근무를 장기적으로 하게되면서 그동안 노래노래를 불렀던 홈오피스를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하지 않고서, 한시적으로나마 경험해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정말로 재택근무에 적합한지에 대해서 몸소 겪어 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사람들과의 스트레스를 덜 받는 대신 집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지면서 각종 일들이 벌어지던 사무실을 물리적으로 벗어나서, 동료들에게서도 물리적으로 멀어져서 나의 일자리에 대해서, 이 회사에 대해서, 그리고 이 회사를 떠나는 것에 대해서까지 진지하게 고민 해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아주 밑지는 기간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하여 다가올 나날들이 정말이지 기대가 될 정도이다.


 

앞으로 다가올 5월 중으로는 에필로그 형식으로 퇴사고민을 하며 보낸 100일 디데이가 지난 뒤 또 어떤 심경으로 어떻게 갈무리를 지어나갈지에 대해서도 포스팅을 해보고자 한다.

To be continued...!

[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29.0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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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지나갔다.

오늘도 어제와 그제와 변함없이 고요했다.

오후에 프로젝트 롤아웃 관련 주간 미팅이 있었고, 그 미팅에야 나는 보고하는 부분이 없으므로 다른 팀원들이 각자 파트 보고하는 것들 듣는 정도였다.

내일 오후에는 두 개의 콜이 예정되었다.

오후 2시에 있을 콜은 1시간짜리로 부장이 셋업한 미팅이다. 요지는 7월 1일부로 내가 속한 부서가 더이상 현재의 상무 (Senior Vice President) 아래에 속하지 않고 다른 상무 및으로 재배치 되었다는 것이며 그와 관련하여 부서원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서 설명하며 Q&A도 가질 예정이다.

오늘 퇴근 거의 직전에 부서내 프로젝트들의 예산을 안배하는 일을 담당하는 컨트롤러와 연락을 할 일이 있었다. 그때 컨트롤러가 내게 하는 말이, 이제 몇개월 뒤면 이 부서 관련한 프로젝트들의 비용 관련해서는 더이상 자기가 맡지않고 새로운 컨트롤링 팀원들과 할 예정이며 그와 관련해서 그들과의 콜에 나를 참여시키겠다고 했다. 그래서 Lift & Shift 라고 기존의 체제 안에서 있던 인보이스들, 비용들, 예산 계획 등 전반의 주제들을 재배치 되어 옮겨갈 새 조직으로 잘 이행되도록 얼라인먼트를 갖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는다고 했다.

이 조직개편이 부서원들 개개인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일이 될지, 내일 오후의 부장의 콜에서 듣게될 소식이 궁금해진다.

다른 하나의 콜은 오후 4시 반에 예정된 것으로 지난 2월부로 프로젝트팀을 떠나 현재 그 상무 산하 다른 이웃 부서로 회사 내 이동을 한 동료와의 만남이다. 지난 주에도 그냥 인포멀하게 근황토크나 할 겸 만나서 이야기 나눴지만 내일 있을 콜은 목적이 있는 만남이다. 지난주에 PSM I (Professional Scrum Master) 자격증 시험에 합격한 뒤 그녀와 가졌던 수다 콜에서 이 시험을 합격한 것을 알렸고, 그냥 앞으로 언제 어떻게 쓰일지 모르니 자기개발 차원에서 했다고 말했고 그녀는 축하를 해 주었다.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나보다 10살 정도 연상이고 이미 IT분야에서 탄탄한 직장경력을 쌓은 분이다. 이분이 마침 이전 직장들을 거치는 동안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한 정말 하드코어 IT 프로젝트들 팀에서 일하며 Scrum 프레임워크 를 몸소 체험하며 그 방식대로 일해 본 경험자였다. 그래서 실재 경험을 해본 사람의 해당 분야 실무자들의 생리나 업무성향, 주된 업무방식들 등 현실적인 부분들을 사전 인터뷰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흔쾌히 그녀도 나의 이런 아이디어를 지지해 주었고 하여 내일 오후 서로 일이 어느정도 다 마무리 될 즈음 하여 느즈막히 콜을 갖기로 하였다.

그녀가 좋은 멘토가 되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여성으로서 IT 테크 계통에서 일하는 분이기 때문에 같은 여자로서 내가 좀더 심적으로 그녀의 개별 경험에 공감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또한 성향적으로도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그녀는 그동안의 테크 업계에서 일할 때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는지 등등 알 수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외에도 앞으로 해당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취재를 좀 더 해 볼 심산이다.

현재 친한 친구 (그녀도 다른 외국에 살고 있는 중이다)의 파트너가 10년 넘는 기간동안 IT 회사의 시스템 엔지디어로 일하고 있는데 친구를 통해 그분께도 업계 베테랑으로서 업계의 생리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 조언을 듣고 싶다.

지금껏 직장을 바꾸거나 직무를 바꿨을 때마다 그때그때 닥치는대로 골라야하는 절박성도 크게 작용했고, 앞뒤 잴 것 없이 조금 더 나아보이거나 그런 식으로 사전에 실재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했다가 된통 쓴맛을 많이 봤었다. 여기서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여기고, 앞으로는 조금 더 해당 분야에 직접 있어본 적 있거나 현재에도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생한 체험담을 듣는 인터뷰 조사를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든다. 물론 개인의 경험은 성급하게 일반화, 보편화 시킬 수 없는 개별성과 고유성을 갖는다. 그러므로 무조건 그들의 체험에 좌우되자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점들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구나 정도를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취지이다.


이번주가 저물어 가고, 그 대망의 2021년도 4월도 굿바이다.

오늘 또 전직원 대상으로 공지메일이 들어왔는데, 계속해서 사무실 복귀 하지 않고 홈오피스 체제를 유지하라는 방침이었다. 그리고 임직원으로서 코로나 테스트를 받아 볼 수 있는 곳도 전국에 크게 세 군대 거점이 있다는 안내문까지 포함되어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역병의 시대.

이른바 코시국이다.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을 시작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황은 예측불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날이 시간은 잘만 흘러간다.

이 시국의 끝은 어디일까, 그리고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리고 어디에 도달 해 있을까.

예측 할 수 없기에 불안하지만 그래서인지 매우 고무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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