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31.01.2021


 

머릿속으로는 계속해서 퇴사에대한 생각만을 한다.
내가 이 시국에 해를 넘겨서까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알게된다면 날더러 분명 미쳤다고 대놓고 말하거나 속으로 말하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퇴사 시뮬레이션.
예행연습하기.
이 예행연습 시뮬레이션은 지금까지 대체 몇번째인가. 헤아릴수도 없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있다.
막상 퇴사를 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나는 무직자 신세.
길은 늘 두갈래이다. 재취업을 하거나 창업을 하거나.

여기서 계속 살고싶은가?
그렇다면 내친김에 시민권 신청을 하는 것이 나을까?
시민권 씩이나 따서는 대체 앞으로 어떻게 살고싶지?
시민권 신청하려면 직장이 있어야하니 그럼 내년까지만 딱 1년만 더 눈 감고 다녀볼까?



모든것들은 시절인연이 있다고 하던데, 지금의 이 직장은, 지금까지 여기서 보냈던 지난 세월들은 모두 시절인연이 발현된 결과이겠지.

그렇다면 지금의 이 퇴사에 대한 집착적 고민도, 외국으로 나와서 악착같이 살아보고자 했던 그 집착의 결과로 나에게 되돌아오는 물살 같은 것일까.
집착 없이 스스로 그러한대로 여여하게 그렇게 살아가야할텐데 그게 되지 않아 고통이 생기고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면 퇴사를 하고싶다는 마음도 놓아버려야 모든 근심에서 해방 되는 것일까?
그 마음을 놓고나면 그러면 어떻게 될까?

기독교와 불교의 큰 차이라면, 근심을 놓고 하느님이라는 절대자에게 모든 것을 맡기거나 아니면 모든 고통의 근원인 아상과 집착을 내려놓는 수행을 하거나 결국 근본은 내려놓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나... 이렇게 고민을 이어서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직도 내려놓지 못한 것일테지.

왜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했던 "현실적으로 생각해", "실용적으로 생각해" 라는 말들이 머리로는 삼켜지는데 마음으로는 거부하려고만 하는지 어디 믿는 구석도 없는 주제에 말이다.


마음이 어수선할 때, 법륜스님 <즉문즉설>이라는 채널을 곧잘 듣곤 했는데

유튜브 알고리즘의 추천으로 보다 젊은 스님인 법상스님 <목탁소리> 라는 채널도 알게되었다.
이 두 분 스님들의 채널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 데에는,

그들이 다루는 내용들이 사실 인간 보편적인 고민들에 대한 내용들이었기 때문이다.

시절인연.
될 일은 된다.
인연이 지어지려고 하면 무슨 훼방을 놓아도 맺어지며,

시기에 맞지 않은 일이라면 갖은 수를 써도 되지 않게 마련이라는 법칙.


모든 것을 세상의 흐름에 내맡기고 여여하게 살아가는 것.

집착없이.

될 일은 될 것이므로.


https://youtu.be/CVDfKB1SI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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