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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고민] | D-22 | 이 시국에 외국에서 퇴사해보려고 합니다만

[BY Birkenwald] [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07.04.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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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고민] | D-22 | 이 시국에 외국에서 퇴사해보려고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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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07.04.2021

 


역병은 지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세상은 계속 돌아간다.

재택근무도 계속된다. 그와 함께 세상이 돌아가는 기분이다.

회사에서 전직원 대상 공지메일이 내려왔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추후 공지가 있을 때 가지 계속 재택근무를 유지하라는 내용이었다.

이제 이곳은 3차유행에 사실상 접어들었다고 봐도 무방하고 나름대로 백신 접종도 시작하고 있고 부분적 봉쇄도 하고 거리두기도 하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형병원 중환자실들은 만실이라고 한다.

게다가 부활절이 지나간 4월 초순인데도 갑자기 몇일 사이에 날씨가 겨울기온으로 뚝 떨어지면서 눈이 몇일간 내렸다. 어제 밤까지 제법 굵은 함박눈송이가 세찬 바람과 함께 퍼부었는데 오늘은 그 눈이 비가 되어 창문을 오래도록 때렸다. 이런 극심한 일교차로 바이러스가 더 극성을 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한편으로는 악천후로 인해 사람들이 자연히 실내에 있게 되면서 의도치 않게 거리두기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있는 것 같다.

이민 나온뒤로 한번도 가지 않았던 서울을 올해에는 진짜 가 볼 수나 있을까.

 

 


늘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도 결단코 무직상태에 놓인 적은 없었던 나인데, 퇴사를 유예기간 씩이나 설정해서 고민하고 있는 그 시점은 왜 하필 이시국인가.

때는 바야흐로 코로나의 시대.

이 시대는 그동안 얼추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상상만을 하던 범상치않은 것들이 평범한 일상으로 자리잡아가는 전환점이다. 패러다임 전환이 이루어지는 중이다.

이 시국: 뉴노멀

그토록 평소부터 꿈꿔오던 재택의 가능성이 점점 더 가시화되고 상용화되는 시점이기도 하며 이제 기업들은 아예 코로나와 관계없이 재택을 당연한 하나의 근무조건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커지고있다. 기존에 재택근무 조항이 없던 사업장들도 이번 계기로 사내 IT 인프라를 구축하며 원하든 원치않든 이 새로운 근무환경에 적응해 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스페인같은 나라는 내친김에 주4일 근무를 시험해보자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고 이제 먹고 살만해진 인간들은 돈보다도 중요한 것들, 바로, 자유가 보장되는 시간이라는 것을 더욱 확보하고자 다양한 궁리들을 하고 있다.

이 시대부터는 어쩌면 내향인들에게 재택근무 등 특정 장소에 매이지 않는 탄력적인 환경이 더 우호적으로 작용 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내가 바라는바였다. 더이상 본성을 구겨넣지 않고 한층 다양한 삶의 선택지를 가져볼 수 있을 바로 그 가능성 말이다.

코로나시대란, 이 시국이란 어찌보면 확장된 가능성의 시대이기도하다.

 


 

나는 내가 인문학을 전공해놓고도 나라는 인간의 가장 밑바닥에는 인간에 대한 경외심과 함께 경멸이 공존한다는 것을 두고 오래도록 부끄러워했다. 왜 나는 인간을 제대로 사랑하지 않는걸까? 그리하여 세상을 살면서 타인들과 부대끼며 살아야하는 것에 피로를 느껴버렸다.

척 하는 삶 속의 번아웃

억지로 사랑하는 척 하지 말고, 억지로 부끄러운 것을 안 부끄러운 척 하지도 말고 그냥 이런 나의 구석도 받아들여서 살고싶다. 이 유예기간을 가지면서 틈틈이 써내려간 글들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보며 느낀점은 나의 고난은 나의 인간됨에서 기인한다는 것이다. 내가 이런 인간이 아니었더라면 전혀 다른 삶이 펼쳐졌을텐데. 나는 사람들과 잘 지내기 위해서, 사람들이 구축해놓은 모든 것들과 잘 지내기 위해서,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사실 어떤 노력도 기울이고 싶지 않았다. 그 뻣뻣함으로 인하여 나는 과거에도 그랬듯 자주 오해받을 것이며 또한 자주 슬플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들을 마음 속으로는 좋아하지 않으면서 좋아하는 채 하려는 나같은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도 많고 하기 싫은 것들이 너무 많고 싫은 사람들이 너무 많고 자꾸만 사소하게 거슬리고 그래서 늘 괴로웠던 것이다. 더욱이 기존에 해왔던 일들, 내가 내 자신을 부양해내느라 거쳤던 일들은 유난히도 사람들 사이에서 보내야 할 부분들이 많았다. 나는 내가 싫어하는 것을 막아낼 재간 없이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자꾸만 스스로를 더 미워했다. 그러느라 주변의 관계에도 고스란히 반영이 되어 어긋남과 균열이 생겼던 것이다. 타인들의 눈으로 보았을 때, 그들 보기에 내가 얼마나 고까웠을까.

 

자꾸만 억지로 맞추고 고치지 말고 딱 한번쯤은 나 생긴대로 하면서 살고싶다!!

여러명이 사무실 공유하고 서로 눈치봐가면서 그러지 않고, 내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침대 귀퉁이에서 일을 하든 점심을 만들면서 이메일을 보내든 일만 해낼 수 있다면 돈을 적게 벌더라도 그게 더 나을 것 같다. 보고싶지 않은 사람을 보며 살기위한 삶의 성숙도를 기르자 와 같은 종류의 자기개발 워크숍, 무슨 커뮤니케이션 트레이닝 다 쥐뿔 집어치우라고 하라지. 솔직히 말해서 이제 우리 알지 않아? 그런걸로는 소용없다는 것. 이제 비로소 이 시대에 싫은거 억지로 하면서 에너지 낭비 하는 대신에 잘 맞는 거 하면서 능률을 올리는 게 더욱 가능해 질 모양이라 가슴 속에서 두방망이질을 친다. 사람들이 역병으로 죽어나가는데 나는 또 그와중에 내게 유리할 수 있을 상황이 점점 만들어져가는 것 같아 희열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결국 내가 가장 경멸하는 인간은 나 자신이다.

 


얼렁뚱땅 넘어가서 흐지부지 끝내지 말고, 매듭을 짓기로 했으면 확실해지자.

내가 지냈던 시간에 대한 예의를 다하자. 고마운 시간이지 않았던가.

이런 나에게 노동의 기회를 주었고, 이런 내가 나를 자립 할 수 있게 해 주었고, 이런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더욱 잘

깨닫게 해 주었기에 얻어 갈 것만 채워도 이미 광주리는 한가득이다.

 

목표 시나리오: 5월 퇴사 통보, 최장 8월 말 근로계약 완전 종료

마음을 먹었다.

예상시나리오는 5월 중 퇴사 통보로 결국 기존의 생각에 큰 변함이 없을 것 같다.

현재 근로계약서에 명시된대로 퇴사 후 노티스 기간은 상호간 3개월로 3개월째 되는 달의 말일까지이다.

그러면 5월 중에 퇴사를 이야기하고 5월 31일까지 사표를 제출하면 8월 31일까지 3개월의 기간이 생긴다. 그 중에서 지금 바라는 바로는 마지막 달 한 달간은 남은 연차를 다 넣어 쓰고 오는 것이다.

만일 그냥 휴가 돈으로 처리할테니 끝까지 일하다 나가라도 배짱을 부리면 어떻게 하지에 대한 대처법도 생각해 둬야한다. 그래도 거짓말로 둘러대면서 나오고 싶지는 않다. 왠지 나는 자꾸만 지금도 머릿속으로 거짓말로 둘러댈 알리바이를 짜려고 한다. 그런데 그렇게해서 나오고나면 나는 조금도 발전하지 못하고 과거를 답습하는 꼴 밖에는 안 될 것 같다.

진실을 가지고 당당하게 자기 원하는바를 주장하고 관철해내는 성공경험을 가져야 내가 다음단계로 나아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상담사 선생님이 내게 해 준 말이다.

남들이 뭐라고 할지, 남들에게 뭐라고 말할지에 대해 걱정하는 것과 그런 말들은

모두 다 연기처럼 사라질 허상들일 뿐.

뭐라고 통보를 할까를 놓고 고민하고 있고 주변사람들이 뭐라고들 할까를 놓고 걱정하고 있지만, 이미 한 근로자가 퇴사를 한다는 것 자체가 그와 그 주변인들간의 결론이 아닐까.

퇴사를 하면 가능한 방법을 찾아 한두달 정도 서울에 다녀오고싶다.

이 시나리오를 염두해서 생존자금의 예산도 짜보고, 추후 배워 볼 강좌에 대한 문의도 하고 자격증 같은 것도 하나 정도 공부해서 따두고 해 볼 생각이다. 이걸 바탕으로 대강의 로드맵을 짜 보는 것이다.

유일한 걱정이 있다면, 뭐든 배우라면 배우겠고 돈도 절약해가며 연명하라 하면 저축 해 둔 것과 받게 될 실업급여를 포함하여 살아가겠지만... 역시 다시 다른 생계유지를 위한 일을 하게 되었을 때 나의 인간성으로 인하여 또다시 같은 종류의 고난을 겪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조금 유연해질 수 있을까?

그리고 유연해 지되, 너무 나를 구겨넣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스스로 당당하고 편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서 거기서 생계유지를 위한 활동을 해 볼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을 확보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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