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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고민] | EPILOGUE 3 | 이 시국에 외국에서 퇴사해보려고 합니다만

[BY Birkenwald] [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30.06.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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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고민] | EPILOGUE 3 | 이 시국에 외국에서 퇴사해보려고 합니다만

[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30.06.2021 또 한 달이 지나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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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30.06.2021


또 한 달이 지나간다.

6월의 끝이다.

그 사이 여름이 내려앉았다.

또, 그 사이 나는 코로나 백신 1차 접종도 마쳤다.

끝을 향하기로 마음을 먹어서였을까?

왠지 그동안 지은 모든 것들의 과보를 돌려받는 것 같은 힘든 한 달이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기어이 나는 감행하기로 했다.

기어이 말이다.

마침내.

드디어.


결말

끝내 결말은 내려졌다.

지난 주 월요일 오전, 나는 상사에게 1:1 대화 요청을 했다.

그리고 그에게 퇴사의사를 말했다.

뭐라고 말할까, 어떻게 시작할까를 놓고 나는 그 전날인 일요일 저녁을 안절부절 못하는 불안정한 상태로 보내었다. 평소에 늘 지혜로운 조언을 해 주던 지인 두명과 각각 저녁나절에 연락이 닿아서 그들과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에 대한 상담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코칭/멘토링권을 신청하여 이메일 상담 코칭을 받을 수 있었던 멘토 분께도 조언을 받을 수 있었고 그날 밤에는 온라인 심리상담도 한 회차 신청하여 담당 상담사님과 같이 마음 및 생각 정리를 하고 롤플레이도 해 볼 수 있었다.

상사는 역시 상사였다.

내가 이 회사를 떠나게되고 많은 세월이 흐른다 하더라도 나는 이 상사를 아주 오래 기억할 것 같다.

그동안 만나온 어떤 상사들 보다도 정말로 상사같은 상사였다. 그의 고도로 훈련되어 세련되고 젠틀한 외교적 화법은 가히 일품이었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저렇게 대응 할 수 있구나.

내가 다녔던 한국 회사의 상사들이었다면 아마 그자리에서 내 인격을 까버릴 다양한 말들로 장전한 바주카포를 얼굴 앞에서 날려버려서 나를 어떻게든 보내버릴 수 있었을 텐데.

그의 인격에 감사를 표한다.

결국 도저히 싫어서 떠나겠다는 말을 돌리고 포장해서 것도 사전에 연습에 연습을 해서 말하고 있는 부하직원을 보면서 그는 어떤 생각이 들었겠는가.

그런데 이제 일이 다 치뤄지고 생각해보니, 이게 이렇게까지 불안해하고 영화 시나리오 집필하듯이 대본을 적어서 상황극을 연습할만한 일이었을까 싶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이 일에 심적으로 많이 끄달렸을까를 두고 성찰 해 보았는데, 이건 아무래도 내 마음에 남은 죄책감이라면 죄책감같은, 아쉬움이라면 아쉬움 같은, 실망감이라면 실망감 같은 그 모든 찌끄러기같은 감정들이 작용한 결과인 것 같다.

그런 찌끄러기들로 꽉 막힌 하수구를 뻥 뚫어주기 위하여 나는 손에는 고무장갑을 끼고 세제를 들이붓고 시간을 두고 기다렸다가 다시 쏴아-- 물을 틀어 다 흘려보내주는 그런 일을 앞두고 있었던 것 같다.

막상 하수구를 뚫기로 해서 첫 관문은 지났는데 아직 완전히 다 마무리 지어지기 전까지 남은 작업을 계속해서 해 나가야 한다.


구두 협의

우선은 직속상사와 구두로 협의를 했다.

8월과 12월에 신청해 두고 있었던 총 22일의 휴가를 취소하고 10월 한달에 쓰는 것으로 한 채, 3개월 노티스 기간은 7,8,9월로 하고 10월은 휴가처리로 하여 공식적으로 10월 31일부로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것으로 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아직 시간이 있으니 그러면 6월중 퇴사해서 9월까지 노티스 후 10월 휴가처리를 하기보다는 그냥 지금은 구두로 상호 협의하고 7월 초에 사직서를 내는 것으로 해서 8,9,10월 3개월 노티스를 갖는 것으로 하자, 그 중에서 마지막달인 10월 한 달은 부서 내부적으로 휴가로 처리하는 식으로 하기로 하자 까지가 이 협의의 골자였다.

지금 생각으로는 내주 금요일 오후에 사직서를 상사에게 보내주려고 한다. 그럼 상사가 그 뒤에 있을 공식적 절차를 밟아가겠다고 하였다.


심경

놀랍도록 차분했다.

이렇게 차분해도 될까.

그렇게 남의 눈치에 전전긍긍하던 내가 이렇게 얼굴이 두꺼워질수도 있는 걸까. 남이사 뭐라고 생각하던지 말던지 이런 식의 배짱은 대체 어디 숨겨져 있다가 이제서야 나온 걸까.

사실 퇴사 통보 직전 1주일간은 매일 자고 일어나면 온몸이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채로 온 몸의 진액이 다 빠져나간 상태로 하루를 시작했다. 얼굴 피부도 안좋아져서 트러블도 많이 올라온 상태였다. 그런데 상사에게 퇴사 의사를 이야기하고 난 바로 그 다음날부터 잘때 식은땀 나는 도한증 증세와 얼굴 트러블은 말끔하게 사라졌다.

나라는 인간의 극에달한 단순성에 살짝 치가 떨리기도 했다. 이렇게 한 번 싫은 건 죽어라 싫고 싫은 건 무조건 해결을 봐야지만이 마음에 평안을 얻을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옵션은 존재치 않으며.. 똥고집 외곬수 흑백논리 모 아니면 도... 나라는 인간의 인간성을 다시 한 번 재점검 했을 뿐이었다.


이제 한 고비를 넘고

퇴사 통보를 앞두고 서울에 있는 가족과 영상통화를 했을 때의 일이다.

엄마는 그때 나에게 퇴사통보를 하고 퇴사하고 나오는 것은 앞으로 있을 일들 중 가장 간단한 일일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은 정말 너무나도 맞는 말이다.

이렇게 한 고비를 겨우 넘겼지만 아직 나는 어마어마하게 남은 노티스기간을 오롯이 채워나가야한다. 아직까지는 상사와 프로젝트 매니저만이 알고있는데 또 모를 일이지. 그들이 그사이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말했을지는. 그렇다 하더라도 노티스기간동안 무슨 일이 어떻게 생겨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완전히 회사와 정리되고 난 가을~초겨울 무렵부터 앞으로 쭈욱 나는 어떤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며 살아가는 게 좋을지, 지금 구상중인 것들을 하나씩 타진해 보기 위해 필요한 정보들, 들어갈 예상 비용들 등을 야무지게 따져보는 작업만 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자칫 나태해지기 쉬울테니 마음가짐도 잘 단속 해야 할 터다.

우선, 한국의 가족들이 나의 선택에 비난이나 어떤 평가를 하지 않고 내 편에 서서 지지 해 준 것이 너무 고맙다. 그리고 퇴사통보 하루 전날 내 메시지를 받고 짬을 내어 통화 해 준 내 삶의 멘토같은 지인들, 온라인 코칭으로 만나게 된 코치님, 그리고 오랜기간 함께 상담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데 도움을 주고 계시는 상담사선생님.. 옆에서 묵묵히 토달지 않고 내 선택을 존중해 준 남자친구.

모두 너무 감사하다.


원인과 결과: 호오포노포노

모든 일에는 인과관계의 법칙이 적용된다.

원인과 결과.

인풋과 아웃풋.

원인이 되는 사건을 지은 사람도, 그로 인한 결과가 되는 일에 영향을 받게 되는 사람도 결국에는 모두 나 자신이다.

이 모든 일들은 누구때문에 일어난 일인가? 누가 초래했는가?

그 일들로 인한 결과는 누가 책임을 지는가?

그 누구는 누구인가?

그게 나라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길래, 나는 누구이길래 이런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하게 되었는가?

그로 인해 이런 일들을 지어내게 되었는가?

그로 인해 어떤 책임을 지게 될 것인가?

어떤 값을 지불하게 될 것인가?

호오 포노포노는 하와이 섬의 원주민들에게 예로부터 내려오던 치유기법이라고 한다.

호오(ho)란 방법을 뜻한다 하고 포노포노(pono pono)란 완벽, 완전무결함이라고 한다.

즉, 잘못을 바로잡는 방법, 완전무결을 목표로 갈등을 치유하는 법이다.

삶에서 갈등이나 고통이 생기면 치유사는 갈등의 원인이 되는 마음을 정화하게 했다고 한다. 그때 그 마음에 대해서 사과를 하고, 용서를 청하고 감사하고 사랑하는 과정을 통해 치유가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지난 모든 일들과 그 일들을 지나오는 가운데 맺어진 인연들.

어긋나버린 관계들.

빗겨나간 일들.

떠나온 자리들.

모두.

미안하고 고맙고 그래서 용서를 청하고 또 애정어린 마음을 품고자 한다.

그들에게 이 마음이 전해질지, 또 이 마음을 먹고자 하는 내가 중간 중간 솟구치는 아집으로 인하여 또 이기심의 공격을 받기도 하겠지.


에필로그

이로써 3회까지 늘이고 늘린 지루한 장마같은 에필로그도 끝이다.

완결이라는 의미를 이미 가지고 있는 에필로그를 가지고도 질질 끌어왔었는데 이제 정말로 종결이다.

이 시국에, 외국에서 살면서 한 번도 환승이직이 아닌 퇴사가 없었던 나라는 사람이 처음으로 다음 행선지 없는 퇴사를 감행한다.

때는 여전히 역병의 기세가 사그라들지 않은 코로나 시국 2년차이다.

나는 꼴통에 똥고집쟁이에 외곬수에 자기만의 세계가 강하고 이기적이고 사회생활을 하는데 장애가 되는 많은 요소들을 가졌으며 그것을 고치려고 할수록 더욱 망가졌고 그럴수록 더욱 분노했다. 그래서 이제는 기존과는 다르게 접근 해 보고자 한다.

고치려고 하지말고 받아들여보자.

상황은 그 어느때보다 더 나을 것 없다지만, 또 그 어느때보다 더 나쁠 것도 없다.

내 삶은 아직 건재한듯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자기 기만을 하지 않고 받아들이고 미움받을 용기도 장착하고 외로울 각오도 하고 하지만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힘내어 살아가 보기로 했다.

그러기로 했는데, 지금 이 시국이 어떤 시국인 것은, 지금 이곳이 외국인 것도 그 무엇도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그토록 불안에 떨며 공포감을 느꼈던 걱정들도, 내가 이렇게 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굳게 믿어온 이상적인 환경에 대한 상상도 모두 허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여기서 일하면, 이런 일을 하면, 누구를 만나면, 어디를 가면 그럴 듯 해 보일 것 같으니까 억지로 끼워맞춰서 그 논리를 신념처럼 붙들고 사는 것은 퇴사를 함과 동시에 그만두는 것으로 하자.

가슴 속에는 더 나은 미래에 대한 상상이나 소망을 품을 수 있겠지만, 허상을 붙들고 허우적거리지 않고 현재를 살아야겠다.

어디에서든, 어느 때이든, 무엇을 하든, 지금 여기에서.

불확실하고 두려워지더라도.

나 자신으로서.

 

[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29.04.2021


 

[퇴사고민] | D-1 | 이 시국에 외국에서 퇴사해보려고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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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29.04.2021 하루가 지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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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지나갔다.

오늘도 어제와 그제와 변함없이 고요했다.

오후에 프로젝트 롤아웃 관련 주간 미팅이 있었고, 그 미팅에야 나는 보고하는 부분이 없으므로 다른 팀원들이 각자 파트 보고하는 것들 듣는 정도였다.

내일 오후에는 두 개의 콜이 예정되었다.

오후 2시에 있을 콜은 1시간짜리로 부장이 셋업한 미팅이다. 요지는 7월 1일부로 내가 속한 부서가 더이상 현재의 상무 (Senior Vice President) 아래에 속하지 않고 다른 상무 및으로 재배치 되었다는 것이며 그와 관련하여 부서원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서 설명하며 Q&A도 가질 예정이다.

오늘 퇴근 거의 직전에 부서내 프로젝트들의 예산을 안배하는 일을 담당하는 컨트롤러와 연락을 할 일이 있었다. 그때 컨트롤러가 내게 하는 말이, 이제 몇개월 뒤면 이 부서 관련한 프로젝트들의 비용 관련해서는 더이상 자기가 맡지않고 새로운 컨트롤링 팀원들과 할 예정이며 그와 관련해서 그들과의 콜에 나를 참여시키겠다고 했다. 그래서 Lift & Shift 라고 기존의 체제 안에서 있던 인보이스들, 비용들, 예산 계획 등 전반의 주제들을 재배치 되어 옮겨갈 새 조직으로 잘 이행되도록 얼라인먼트를 갖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는다고 했다.

이 조직개편이 부서원들 개개인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일이 될지, 내일 오후의 부장의 콜에서 듣게될 소식이 궁금해진다.

다른 하나의 콜은 오후 4시 반에 예정된 것으로 지난 2월부로 프로젝트팀을 떠나 현재 그 상무 산하 다른 이웃 부서로 회사 내 이동을 한 동료와의 만남이다. 지난 주에도 그냥 인포멀하게 근황토크나 할 겸 만나서 이야기 나눴지만 내일 있을 콜은 목적이 있는 만남이다. 지난주에 PSM I (Professional Scrum Master) 자격증 시험에 합격한 뒤 그녀와 가졌던 수다 콜에서 이 시험을 합격한 것을 알렸고, 그냥 앞으로 언제 어떻게 쓰일지 모르니 자기개발 차원에서 했다고 말했고 그녀는 축하를 해 주었다.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나보다 10살 정도 연상이고 이미 IT분야에서 탄탄한 직장경력을 쌓은 분이다. 이분이 마침 이전 직장들을 거치는 동안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한 정말 하드코어 IT 프로젝트들 팀에서 일하며 Scrum 프레임워크 를 몸소 체험하며 그 방식대로 일해 본 경험자였다. 그래서 실재 경험을 해본 사람의 해당 분야 실무자들의 생리나 업무성향, 주된 업무방식들 등 현실적인 부분들을 사전 인터뷰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흔쾌히 그녀도 나의 이런 아이디어를 지지해 주었고 하여 내일 오후 서로 일이 어느정도 다 마무리 될 즈음 하여 느즈막히 콜을 갖기로 하였다.

그녀가 좋은 멘토가 되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여성으로서 IT 테크 계통에서 일하는 분이기 때문에 같은 여자로서 내가 좀더 심적으로 그녀의 개별 경험에 공감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또한 성향적으로도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그녀는 그동안의 테크 업계에서 일할 때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는지 등등 알 수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외에도 앞으로 해당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취재를 좀 더 해 볼 심산이다.

현재 친한 친구 (그녀도 다른 외국에 살고 있는 중이다)의 파트너가 10년 넘는 기간동안 IT 회사의 시스템 엔지디어로 일하고 있는데 친구를 통해 그분께도 업계 베테랑으로서 업계의 생리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 조언을 듣고 싶다.

지금껏 직장을 바꾸거나 직무를 바꿨을 때마다 그때그때 닥치는대로 골라야하는 절박성도 크게 작용했고, 앞뒤 잴 것 없이 조금 더 나아보이거나 그런 식으로 사전에 실재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했다가 된통 쓴맛을 많이 봤었다. 여기서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여기고, 앞으로는 조금 더 해당 분야에 직접 있어본 적 있거나 현재에도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생한 체험담을 듣는 인터뷰 조사를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든다. 물론 개인의 경험은 성급하게 일반화, 보편화 시킬 수 없는 개별성과 고유성을 갖는다. 그러므로 무조건 그들의 체험에 좌우되자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점들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구나 정도를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취지이다.


이번주가 저물어 가고, 그 대망의 2021년도 4월도 굿바이다.

오늘 또 전직원 대상으로 공지메일이 들어왔는데, 계속해서 사무실 복귀 하지 않고 홈오피스 체제를 유지하라는 방침이었다. 그리고 임직원으로서 코로나 테스트를 받아 볼 수 있는 곳도 전국에 크게 세 군대 거점이 있다는 안내문까지 포함되어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역병의 시대.

이른바 코시국이다.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을 시작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황은 예측불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날이 시간은 잘만 흘러간다.

이 시국의 끝은 어디일까, 그리고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리고 어디에 도달 해 있을까.

예측 할 수 없기에 불안하지만 그래서인지 매우 고무적이기도 하다.

[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28.0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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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고민] | D-2 | 이 시국에 외국에서 퇴사해보려고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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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28.04.2021 4월의 마지막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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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마지막 주간이다.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이번 주의 첫 3일간은 정말 들어오는 이메일도 거의 없고 미팅도 없고 그래서 굉장히 나태한채로 보냈다. 막상 4월이 간다고 생각하니 시원섭섭한 기분... 조금 더 솔직하자면 사실 어딘지 굉장히 허무하기도 하다.

5월에는 공휴일도 두개 있고 그중 하나는 하루 연차를 붙여서 긴 주말로 보내려고 한다.

그렇게 휴가 낀 긴 주말을 보내고 온 5월 중순 어느날, 나는 기어이 퇴사 의사를 밝힐 궁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포스팅 시리즈를 연재하기 시작했던 1월 중순 무렵부터 오늘까지, 3개월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러는 동안 생각만큼 매일매일 쓰지 못했고 양질의 텍스트를 생산해내지도 못했다. 그래도 이렇게 포스팅을 할 수 있어서, 그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면 갈수록 이 생각에 더욱 무게가 실려간다. 이로써, 나는 1월부터 4월까지를 사는 동안 어떤 일들을 겪었고, 그때마다 어떤 심정인지를 기록 할 수 있었고, 언제든지 다시 그 기억을 소환해 낼 수 있게 되었고, 성찰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대안적인 계획을 마련해내지 못했다. 사람들은 모두들 그렇게 조언했다. 뭐든 할 것을 정해놓고 나가라고 말이다. 그 할 것을 지금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상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나는 이 퇴사유예기간을 제대로 보내는 것에 실패 한 것이 되는 걸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 가닥잡히지 않았다 뿐이지 마음가짐은 차분해진 상태다.

차이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온 동네방네 떠벌리며 마음은 차분하다고 입으로는 말하고 있으면서도 내심은 불안한 심리를 타파해 볼 심산으로 사람들에게 내가 얼마나 차분한 상태인지를 설명하려 들었을테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특히 올해는 기존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싶다.

말로만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떠벌리고, 주변 사람들을 붙들고 결코 실행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말로만 매꾸려고 하고 있는 찌질한 모습을 공연하든 전시하듯 하지 않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스스로의 고민과 사색 끝에 결론을 내렸으면, 그것을 이행해 낼 것.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이행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발생할 결과에 대해서도 스스로 책임을 지고 회피하지 않는 것이다. 누구에게 기대어 물타기 하듯이 지나가려는 꼼수도 쓰지 말 것이며, 주체적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실행하며 책임지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겪어내는 것이다. 아주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말이다.


 

지난 달 중순~말엽으로 넘어갈 즈음 기존에 해왔던 일들을 바탕으로 지원 해 봄직하다고 생각해서 지원해 놓은 기업에서 서류탈락 통보 메일을 받았다.

어쩐지 거의 한 달이 되어가지만 소식이 없길래 탈락으로 가닥을 잡고 있었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확답을 받고싶었다. 오늘 오전 휴대폰 진동이 한 번 묵직하게 울렸고, 이메일이 들어왔으며 내용을 확인했고 그것으로 깔끔하게 되었다.

어쩌면 이 퇴사유예기간이라고 설정한 4월 말까지의 시간이 지나가기 전에 그 사이 시도했던 것들 중에 내 몫이 되지 않을 예정이었던 것들이 모조리 정리 된 기분이다. 홀가분하다. 괜히 미련을 가지고 기존에 해왔던 일들의 연장선상이 될 것이 자명한 일들을 다시 이어서 하면서 언젠가 꼭 같은 지점에서 좌절감을 느끼고 또 그만두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다.

남은 이틀, 내일과 모레를 잘 보내고 4월을 마무리 한 후 5월이 오면 마음 가짐을 다시 잘 잡아봐야겠다.

심리상담사 선생님도 미션으로 내 준 과제이다:

 

충분히 심사숙고하여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마침표를 찍자.
콤마를 찍으면서 뒤에 부연설명을 하거나 이중 삼중의 생각이 일어나는 일을 방지하자.
마침표를 제대로 찍을 수 없을 것 같으면, 다시 콤마를 찍으며 군말이 생겨날 것 같으면 확실해질때까지 결정을 유보할 것.
이미 결정이 내려지고 난 뒤라면, 번복이나 후회 또는 미련 등을 갖지 않고 그래도 앞만 보고 새로이 도래할 내일을 향하여 뚜벅뚜벅 걸어나갈 것.

 

이미 결정 난 일에 대해서는 더이상 마음쓰지 않는 연습을 해야겠다.

그리고 그 결정을 바탕으로 앞으로 다가올 나날들에 필요한 일들을 준비해 나가는 심정으로 지내고 싶다.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가끔 성찰을 하고 과거의 일을 잠시 참조했다가 다시 현재로 자연스럽게 돌아올 수 있는 수준으로 해야한다. 과거의 망령에 붙들려 살다가는 이도저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확신이 없고 자주 불안한 사람으로 성장한 이면에는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겠지만, 앞으로는 변화된 삶을 살기 원한다면 일상 속에서 크고작은 결정들을 내리는 순간들마다 의식적으로 마음 먹은 것은 스스로 결정 내리고 그것을 실행하고 앞을 보고 두렵더라도 꿋꿋하게 걸어나가는 연습을 계속해서 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마음에 위안이 필요한 날에는.. 종종 셀프케어 시간을 갖기도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맛있는 디저트류를 구워본다던지, 거품입욕제를 풀은 욕조에 들어앉아서 목욕을 한다던지...

 

몇일 전 다 잘 밤에 만들었던 에그타르트. 포르투갈 리스본에 여행 갔을 때 오리지널 "파스테이스 데 나타 (pasteis de nata)"를 먹어본 뒤 그 맛을 잊지 못해 어떻게든 가능한 재료로 구현해 본다고 몇 번 시도는 해봤더랬다.

 

반죽은 슈퍼마켓에서 파는 패스츄리 생지를 사서 해결했다. 머핀틀에 맞춘 크기로 자른 뒤 계란 노른자 4개넣고 생크림과 우유 적당량을 넣고 바닐라액스트렉트와 설탕 조금 넣은 필링 채워 구워보았다. 점박이 무늬도 잘 그을려 나와주었고 한 김 식혀 베어무니 바사삭 하면서도 필링은 부드러웠다.

얼마 전 아마존에서 주문한 욕조 거치대를 장착한 모습.

저 가운데 있는 회색 부분을 펼치면 아이패드나 책도 올려서 볼 수 있고 물컵이나 향초 같은 것을 얹을 수 있는 홈이 따로 마련 되어 있고 너비 조절도 된다.

지금은 이렇게 쓰고 이다음에 언젠가 조금 더 넓은 욕조를 갖게되면 거기에 딱 맞게 사용 할 수 있을 것 같다.

 

 

 


 

달다구리와 거품목욕도 심신의 긴장을 풀어주지만 역시 말씀만한것이 없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4)는 구절처럼 말씀 섭취를 하면서 현실에서의 중압감, 불안감, 두려움을 극복하도록 해야겠다. 이것 역시 과거와는 달라진 부분이다. 올해부터는 매일 매일 말씀을 자주 읽도록 하고 그리고 읽는데서 그치지 않고 삶 속에 적용해보도록 해야겠다.

애용하고 있는 모바일 앱 "가톨릭성경" 은 형광펜 기능을 사용 할 때 색상을 다양하게 설정 할 수 있어서 더욱 좋은 것 같다.

 

 

야고보서 4장 13절부터 17절까지 말씀을 읽고 많은 생각에 잠겼다.

성경을 읽으면 읽을수록 구구절절 내 얘기 아닌 것이 없을 정도로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지만 이 대목은 정말로 딱 나를 겨냥한 이야기 같았다.

오늘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도 모자랄 판에, 내일 일에 대해 걱정하고 지금으로부터 일년 뒤에 뭘 하고 삼년 뒤에 뭘 할지를 점치듯이 궁리하며 다 사라져버릴 허상을 붙들어매고 있는 판국이다.

이것이야말로 엄청난 교만한 허세인가.

 

 

 

 

 

 

쓸데없는 것들을 붙드는 대신에 나처럼 소심한 쫄보는 붙들어 매려거든 특히 시편 56장 12절의 말씀을 붙드는 것을 택해야 할 것 같다.

사람이 나에게 무엇을 할 수 있으랴?

너나 나나 다 고맛고맛한 인간들일 따름인데 무엇이 그리 두렵고 눈치보이고 설설 기면서 그렇게 살아왔는가 싶다.

 

쫄아들고 겁먹고 소심해지는 순간이 오는 것은 다 내가 사람을 의지하고 아무 실체 없고 실속 없는 것들을 의지하고 섬겨온 까닭일 것이다.

 

의지처를 제대로 분명히 바르게 세우면 한갓 사람이, 세상이 나에게 무엇을 어떻게 할 수는 없음도 명확 해 질 것이다.

 

 

 


이제 스스로 설정한 시간은 점점 끝을 향해 지나가고 앞으로 한 달 정도 더 마음을 정리해서 최종 결정을 볼 일만을 남겨두고 있다.

주체적이고 성숙한 어른답게 스스로 내린 결정을 존중해주고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함에 두려워하며 삶을 좀먹지 말고 어깨 펴고 당당히 앞날을 내다보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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