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29.0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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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rkenwald] [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29.04.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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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29.04.2021 하루가 지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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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지나갔다.

오늘도 어제와 그제와 변함없이 고요했다.

오후에 프로젝트 롤아웃 관련 주간 미팅이 있었고, 그 미팅에야 나는 보고하는 부분이 없으므로 다른 팀원들이 각자 파트 보고하는 것들 듣는 정도였다.

내일 오후에는 두 개의 콜이 예정되었다.

오후 2시에 있을 콜은 1시간짜리로 부장이 셋업한 미팅이다. 요지는 7월 1일부로 내가 속한 부서가 더이상 현재의 상무 (Senior Vice President) 아래에 속하지 않고 다른 상무 및으로 재배치 되었다는 것이며 그와 관련하여 부서원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서 설명하며 Q&A도 가질 예정이다.

오늘 퇴근 거의 직전에 부서내 프로젝트들의 예산을 안배하는 일을 담당하는 컨트롤러와 연락을 할 일이 있었다. 그때 컨트롤러가 내게 하는 말이, 이제 몇개월 뒤면 이 부서 관련한 프로젝트들의 비용 관련해서는 더이상 자기가 맡지않고 새로운 컨트롤링 팀원들과 할 예정이며 그와 관련해서 그들과의 콜에 나를 참여시키겠다고 했다. 그래서 Lift & Shift 라고 기존의 체제 안에서 있던 인보이스들, 비용들, 예산 계획 등 전반의 주제들을 재배치 되어 옮겨갈 새 조직으로 잘 이행되도록 얼라인먼트를 갖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는다고 했다.

이 조직개편이 부서원들 개개인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일이 될지, 내일 오후의 부장의 콜에서 듣게될 소식이 궁금해진다.

다른 하나의 콜은 오후 4시 반에 예정된 것으로 지난 2월부로 프로젝트팀을 떠나 현재 그 상무 산하 다른 이웃 부서로 회사 내 이동을 한 동료와의 만남이다. 지난 주에도 그냥 인포멀하게 근황토크나 할 겸 만나서 이야기 나눴지만 내일 있을 콜은 목적이 있는 만남이다. 지난주에 PSM I (Professional Scrum Master) 자격증 시험에 합격한 뒤 그녀와 가졌던 수다 콜에서 이 시험을 합격한 것을 알렸고, 그냥 앞으로 언제 어떻게 쓰일지 모르니 자기개발 차원에서 했다고 말했고 그녀는 축하를 해 주었다.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나보다 10살 정도 연상이고 이미 IT분야에서 탄탄한 직장경력을 쌓은 분이다. 이분이 마침 이전 직장들을 거치는 동안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한 정말 하드코어 IT 프로젝트들 팀에서 일하며 Scrum 프레임워크 를 몸소 체험하며 그 방식대로 일해 본 경험자였다. 그래서 실재 경험을 해본 사람의 해당 분야 실무자들의 생리나 업무성향, 주된 업무방식들 등 현실적인 부분들을 사전 인터뷰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흔쾌히 그녀도 나의 이런 아이디어를 지지해 주었고 하여 내일 오후 서로 일이 어느정도 다 마무리 될 즈음 하여 느즈막히 콜을 갖기로 하였다.

그녀가 좋은 멘토가 되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여성으로서 IT 테크 계통에서 일하는 분이기 때문에 같은 여자로서 내가 좀더 심적으로 그녀의 개별 경험에 공감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또한 성향적으로도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그녀는 그동안의 테크 업계에서 일할 때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는지 등등 알 수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외에도 앞으로 해당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취재를 좀 더 해 볼 심산이다.

현재 친한 친구 (그녀도 다른 외국에 살고 있는 중이다)의 파트너가 10년 넘는 기간동안 IT 회사의 시스템 엔지디어로 일하고 있는데 친구를 통해 그분께도 업계 베테랑으로서 업계의 생리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 조언을 듣고 싶다.

지금껏 직장을 바꾸거나 직무를 바꿨을 때마다 그때그때 닥치는대로 골라야하는 절박성도 크게 작용했고, 앞뒤 잴 것 없이 조금 더 나아보이거나 그런 식으로 사전에 실재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했다가 된통 쓴맛을 많이 봤었다. 여기서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여기고, 앞으로는 조금 더 해당 분야에 직접 있어본 적 있거나 현재에도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생한 체험담을 듣는 인터뷰 조사를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든다. 물론 개인의 경험은 성급하게 일반화, 보편화 시킬 수 없는 개별성과 고유성을 갖는다. 그러므로 무조건 그들의 체험에 좌우되자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점들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구나 정도를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취지이다.


이번주가 저물어 가고, 그 대망의 2021년도 4월도 굿바이다.

오늘 또 전직원 대상으로 공지메일이 들어왔는데, 계속해서 사무실 복귀 하지 않고 홈오피스 체제를 유지하라는 방침이었다. 그리고 임직원으로서 코로나 테스트를 받아 볼 수 있는 곳도 전국에 크게 세 군대 거점이 있다는 안내문까지 포함되어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역병의 시대.

이른바 코시국이다.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을 시작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황은 예측불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날이 시간은 잘만 흘러간다.

이 시국의 끝은 어디일까, 그리고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리고 어디에 도달 해 있을까.

예측 할 수 없기에 불안하지만 그래서인지 매우 고무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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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23.04.2021​종종 헤드헌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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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23.04.2021


 

종종 헤드헌터들에게 메시지가 온다.

그럴때마다 일순간 잠시 두근거리다가 그들이 보내온 내용을 읽어보면, 나와 해당사항 없는 포지션들인 경우가 많아서 다시 설렘이 사라져버리곤 한다.

몇번은 그런식으로 연락 온 헤드헌터들과 통화를 해본 적도 있었고, 그들이 소개해 준 포지션에 실재로 지원을 해서 해당 회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잘 안되었다. 그냥 내가 그 포지션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었고, 또 그럼과 동시에 그 포지션이 나에게 적합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새로 지원을 해보려고 채용공고들을 두루 살펴보아도 아무리 아무리 제일 마지막 페이지까지 찾아보아도, 그럴듯하고 좋아보이는 자리들은 많고 많지만 지원하고 싶은 일자리는 하나도 없다는 것만을 확인했다. 언제나 자기비난만을 해왔던 과거의 나는 이런 상황을 마주할 때마다 이런 식으로 자책을 해왔다.

이건 다 네가 아직 배가 덜고파서 그래.

네가 아직 덜 아쉬워봐서 그래.

배부른 소리 하고 있네.

넌 왜이렇게 현실감각이 없냐.

네가 지원하고 싶은게 없는게 아니라 저사람들이 너를 뽑기

싫어하는거라는 걸 모르냐?

넌 정말 노답이야. 노답인생.

넌 정말 꼴통이야.

이 등신.

저능아.

네가 이러니까 맨날 직장생활을 못하지.

너같은거 뽑는 직장이 불쌍한거야.

그동안 너때문에 네 동료들과 상사들이 얼마나 싫었겠냐?

넌 쓸모없어.

방구석에서 백수로 늙든 말든 너 알아서 해.

무책임한 인간 같으니라구.

...

...

...

기타등등...

기타등등...

 

그런데 자책을 멈추고 판단중지를 연습해보려고 노력중인 요즘은 좀 다르게 생각해보고싶다.

 

그동안 이런 일들의 이런 점들이 계속 안맞았는데 그 이유는 뭐였을까?

그 이유를 찾았다면, 그게 이 일들을 하면서 개선이 가능한 일일까?

아니라면, 어떤 일들을 하면 그런 점들을 보완 할 수 있을까?

그런 일들을 얻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은 뭐가 있을까?

그 중에서 지금부터라도 시작 해 볼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그래도 안맞으면 어쩌지?

그래도 그럼 그거 선택지에서 지우거나 아니면 잠시 보류해 두고, 계속 다른 것들도 찾아나서보자.

모든 것은 과정 중에 있는 것이니 설령 그게 생각과 다르게 나오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그걸 통해서 뭔가

하나 더 배웠다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나아가자.

그리고 계속해서 자책하는 마음이 들었던 것에 대해서도 이렇게 되물어보기로 했다.

예전에는 내가 저런 자책들을 타인에게까지 죄다 쏟아내면서 자기 학대를 온 동네방네 공연하고 전시했었고 그때마다 타인들이 어쩔줄 몰라하며 나에게 해주었던 말들이었다. 그런데 그때는 그들의 말은 가슴에 하나도 와닿지않았다. 특히 스스로에게 관대해지고 스스로에게 친절해지라는 말. 그런 말은 씨알조차 먹히지 않았다.

그랬었던 내가 이제는 달라지기로 결심한 만큼, 진정으로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온 목소리로 스스로에게 되묻고 싶어졌다. 이제서야 비로소.. 진짜 회심이 이루어졌다. 마음을 돌려세우고, 내게 묻는다.

 

그렇게 안맞아하고 힘들어했지만 그래도 이정도라도 유지해 온 것만으로도 스스로 자부심 가져 볼 수는 없는걸까?

그때 당시에는, 그게 최선이라서 그런 일을 그렇게 했었던 것이지 않을까?

지금 알게 된 것들은 그때는 몰랐으니까, 대신 그때 그런 일들을 겪어와서 지금 이렇게 생각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오히려 다행스럽지 않아?

 


 

그 일환으로 나는 내가 지금 내 선에서 해 볼 수 있는 것 하나를 작게나마 찾아서 해보기로 하였다.

대단한 것은 아니라지만, 직장을 그만두려고 설정한 퇴사 유예기간도 이제 거의 다 만료되어가는 시점에서, 그래도 그동안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던 것 하나를 실행해보고자 하였다.

어찌어찌하다보니 IT부서로 오게되었고 그 중에서도 IT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경험 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고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존에 잘 알려진 클래식한 Waterfall 모델의 프로젝트 프로세스는 이미 몇년 전 교육을 받고 자격증도 하나 가지고 있고 실제로 워터폴 모델의 프로젝트들로 일 해 보았다. 하지만 정말 테크니컬한 IT분야에서는 클래식한 모델 보다는 보다 빠르고 언제나 변화하고 시간이 지남에따라 점점 확장되고 수정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애자일(agile)한 프로세스로 일을 하고 있다.

하여 생각해 낸 것은 Agile Product Development 를 매니징하는 프레임워크인 스크럼 (Scrum) 프로세스를 공부해보고 하는김에 자격증까지 하나를 따보기로 하였다. 스크럼 자격증은 이미 여러개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나는 Professional Scrum Master I (PSM I) 이라는 자격증을 목표로 일주일 남짓 인텐시브하게 준비를 해보기로 했다.

바이블이라고 불리우는 <Scrum Guide> 라는 14페이지 정도되는 개념서를 보고 또 무료로 구할 수 있는 스크럼 설명서 같은 리소스들도 구해서 읽고 기출문제들도 계속해서 풀어나갔다. 그리고 감을 찾기 위해 화요일 저녁에 응시한 첫 시험에서 합격 커트라인 85% 중 83.5%, 즉 1문제를 더 틀리는 바람에 패스하지 못하였다. 생각보다 편하게 응시할 수 있고 아주 난이도가 어려운 시험이 아니라 해서 잔꾀를 써서 문제만 달달 외우는 식으로 공부했던 것이 결정적인 실패 요인이었다.

그래서 이틀간 좀더 튜토리얼 영상도 보고 개념서를 한번 더 정독하고 약한 문제들 위주로 보는 방식으로 공부를 했다. 그 결과 다시 응시했을 때 90% 로 합격할 수 있었다. 여전히 만점은 받지 못하였지만 지난 번 시험때 약했던 부분들은 큰폭으로 보완 된 것이 보였다.

내가 스크럼마스터로 일을 할 것도 아니고 프로덕트 오너가 될 것도 아니라지만, 추후 IT 테크 분야로 관련 기술을 배워서 진출 하게 될 수도 있는 일이고, 사람일은 어찌 될지 모르니 배워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이런 작은 성취경험 하나하나가 쌓여서 자기 비난을 그만두고 조금 더 생산적이고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운전대를 돌려서 방향을 틀어가는게 중요하다.

클래식한 워터폴 모델과 애자일한 스크럼 방식의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두개 다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있는 all-rounded project management knowledge 를 가졌다고 스스로를 마케팅 할 수도 있게 되었다.

스크럼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되면서, 이 프로세스가 (물론 현실에서는 교과서대로 흘러가지 않는 상황들도 많을 것이다) 생각을 명료하고 간단하게 해서 최대의 가치를 창출하도록 설계되었고, 팀원간의 수평적이고 원활한 피드백을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모던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점이 중요하다. 막상 내가 추후에 조금 더 테크니컬한 일을 하게 된다고 할 시에 그 분야가 대체로 어떤 분위기 속에서 일을 하는지를 미리 아는 것은 도움이 되는 일이다. 제아무리 각종 신기술들을 배우고 마스터해서 취업을 했다고 한들, 막상 마주한 현실 속에서 해당 분야의 사람들이 어떤 멘탈리티로 일하고 어떤 프로세스로 일하는지에 대한 사전 이해 없이 덤벼들었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는 일이다.

 


앞으로도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면서 잘 되지 않고 생각보다 금방 흥미를 잃어버리게 되고 이게 맞나 틀리나 자꾸 의심이 드는 순간이 찾아 올 것이다. 그때마다 다시 과거의 자책하고 비난하면서 이도저도 안되는 어둠의 수렁으로 빠지지 않고 다시 솟아오르도록 늘 깨어있으면서 의식적으로 삶을 살아가야겠다.

벌써 이 다음으로는 어떤 것들을 찾아서 해볼지 검색도 해 볼 수 있게 되었고 계획도 그에 맞춰서 조금씩 구체화 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이 페이스대로라면 이번달이 지나고 언제 퇴사를 통보하고 인수인계 기간을 거치더라도 그와 평행선상에서 나는 나대로 내선에서 준비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준비하며 이 시간을 생산적으로 사용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희망을 갖고싶다.

의식적으로 깨어있기.

요즘 하도 화두가 되고 있다는 그 "마인드풀니스", "알아차리기", "끌어당김" 이런 모든 것들이 결국 의식적으로 깨어있으면서 무의식의 악습에 끄달려가지 않고 주체적으로 자기 삶을 이끌어가라는 말이라는게 이제서야 이해가 된다.

내일 또 이런 마음가짐이 무너지고 힘들어진다 하더라도 내일 모레 다시 일어서면서 그렇게 살아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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