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29.01.2021


직장을 계속 다닐 시의 단점/ 우려되는 점들

Challenges to the Cons

1. 익숙하지만 내가 발전한다는 느낌이 안듦.

 

--> 어떤 느낌이길래?

처음엔 프로젝트매니지먼트 쪽이나 ERP 컨설턴트 쪽으로 가닥을 잡고 접근해보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프로젝트매니지먼트는 너무 많은 stakeholder 들과 일해야하고 ERP 컨설턴트도 마찬가지로 워크샵, 기능 교육 등을 도맡는 등 너무 많은 에너지 소모가 필요한 직군이라는 생각에 점점 이게 나에게 좋을 일일지에 대한 의문이 생겼고, 현재 하는 일이 그렇다면 이 두가지 패스로 나가지 않을 시 뭘 할 수 있을지 모호해지기 시작함. 그래서 내가 지금 이렇게 하고있는게 월급받기 용도 말고 대체 어떤 쓸모가 있을지 발전하고 있는건지 시간낭비하고있는건지 모르겠음.

 

--> 조직 내에서 다른 일을 타진 해 보는 건 어떨까?

이미 여러번 팀을 옮긴 상태고 솔직히 이번이 이 조직에서 마지막 팀이었으면 좋겠고 여기서도 아니다 싶으면 그때는 이 조직을 아예 나가고 싶다. 그리고 다른 직무도 솔직히 하고싶은게 없고, 있다 한들 이 조직의 특성을 너무 잘 알아서 익숙하긴 해도 그래도 계속 장기적으로 있기에는 겪은 게 너무 많다.

 

--> 어떻게 하면 발전한다는 느낌이 들 것 같은가?

뭔가 좀더 테크니컬한 것들을 만져볼 수 있었으면 좋겠고, 어드민적인 일만을 하기엔, 익숙해지면 몸편한 일일수는 있을지 몰라도 솔직히 너무 전문성이 없음. 전문성을 기를 수 있다면 돈 안벌고 배우는 기간을 갖더라도 차라리 그렇게 하고싶다.

 

 

2. 이 조직에서 겪은 여러가지 불편한 점들도 계속 꼬리표처럼 뒤따라오며 불편함을 가중시킴

 

--> 어차피 모두 과거의 일 아닌가?

머리로는 그게 수긍이 가는데, 계속해서 관련된 사람들을 보게되거나 하면 자꾸만 과거에 내가 거기

있을 당시 힘들었고 번민했던 점들, 내가 없애고 싶은 과거 기억들이 떠올라서 자꾸 더 미워짐.

 

--> 과거를 용서 할 수 있는가?

아직까지 드문드문 그때 무능력했던 나 자신과 내가 원하는 그림대로 되지 않은 일들에 대해 토라져

있는 상태인 건 맞다. 노력해야하는 부분이다.

 

--> 그래도 여러 팀을 거치는 동안 좋은 점들도 있지 않았는가?

확실히 그렇다. 그렇게 거치지 않았더라면 경험하지 못했을 것들도 분명 있다

3. 벌이가 적어지더라도 차라리 낮시간동안 다른 더 의미 있는 일들을 해 볼 기회를 잃음

 

--> 퇴사를 한다면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싶은가?

확실히 뭔가 조금 더 하드스킬을 업데이트 하는데 도움 되는 것들을 배워보고싶다.

제너럴하고 어드민적인 요소가 적은, 뭔가 topic driven 한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하드스킬!!

 

--> 구체적으로 염두해 두고 있는 것이 있나?

작년 가을에 직장인들을 위한 원격 대학원 석사과정에 등록해서 Information Systems를 공부해보려

고 했다. 그러나 갈수록 프로그램에 실망 + 흥미 잃음으로 인하여 그 등록금을 주고 모든 과정을 이수

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섰다. 그래서 대신에 그 다음학기부터는 등록하지 않고 다른 프로그램을 찾아서

해보려고 한다. 조금 더 실용적인 커리큘럼이며 학점이수가 가능해서 4과목 정도 프로그래밍, 시스템

엔지니어링, 데이터베이스 관리 등을 배우는 것이다. 추후 석사로 연장하길 원할 시 그 과목들에 대해

학점인정이 되어 나머지 학점만 채우면 되는 프로그램을 찾아 둔 상태다. 가격도 작년에 지원한 석사

과정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 만일 그 프로그램도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어쩌려는가?

사실 이 점이 걱정되는 부분이다. 그래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 뭐든..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다.

대신에 관련 프로그램에 대해서 이번에는 사전조사를 조금 더 철저하게 해서 타진해보고싶다.

 

--> 차선책은 있는가?

조금 더 테크니컬한 ERP 파트 (예를들면 ABAP 프로그래밍, SAP 데이터베이스, 비즈니스 애널래틱스

모듈 등등) 혹인 기타 다른 도움 될만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자격증 트레이닝 과정을 듣고 자격증을 딴

뒤 재취업을 노려볼 수도 있을 것 같다.

 

-> 그래서 결국은 재취업이라는 말인가?

이 점은 좀 더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특정 직장에 기대지 않고도 생계유지가 가능해지는 파이프라인이

구축된다면 꼭 다시 취업을 하는 것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만일 좀 다른 포지션으로 일 해 볼

수 있다면 그것도 그 자체로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다.

 

4. 일을 해도 의구심 & 회의감이 지속적으로 듦.

 

-->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일을 일단 시작해서 해 보면 볼수록 자꾸만 난관에 부딪히고 이 난관은 내 성향과 적성에 관련된 것이

라 그럴때마다 좌절감과 회의감이 크다. 또한 그 회의감이 지속되면서 내가 과연 올바른 것을 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증폭된다.

 

--> 다른 일을 하면 의구심이나 회의감이 안 들 것이라는 확신이 있나?

솔직히 자신 없긴 하다. 그래도 그동안 지속적으로 이렇게 해왔는데 의구심이 들었다면, 다른 쪽을

택해서 의구심과 회의감이 든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그 다른 쪽을 택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직장을 그만 뒀을 시의 단점/ 우려되는 점들

Challenges to the Cons

1. 도망치려는 심리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그동안 아무래도 팀을 옮긴다거나 직장을 옮긴 전례가 있고, 2-3년 이상 진득하게 있지 않고 옮겼다는

데서 얻은 일종의 컴플렉스 같다.

 

--> 도망치는 것이라면, 무엇으로부터의 도망일까?

나 자신의 약함이 너무 많이 노출될 수 밖에 없는 환경, 즉, 나의 강점 보다는 약점많이 집중되는 환경

에서 그만 나를 놓아줘야겠다는 절실한 생각. 그럴수록 자꾸만 마주해야하는 스스로의 찌질함이 너무

괴로웠다.

 

-->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면, 그 밖에 어떤 심리가 또 있을 수 있을까?

사실 지금껏 도망치는 것 같다는 관점에서 보면 한 없이 도망치는 것처럼 보였겠지만, 매번 이동을

할 때마다 나는 발전해왔다. 그런 점에서 스스로의 선택에 후회는 없는 편이다. 완벽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후회는 없다. 도망치는 것이 아니고, 시절인연이 다하여 마음도 함께 떠나 변화에의 목마름

으로 해석 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2. 사회적으로 무능력한 사람이라고 낙인찍히면 어쩌지/사회에서 소속감이 결여 될 것 같음

 

--> 어떤 소속감?

나름대로 이민자로서 그래도 현지의 직장을 다니는 것으로 이 사회와의 연결고리를 얻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사라지면 끄나풀이 없어질 것 같다.

 

--> 그게 사라지면 어떻게 되길래?

왠지 그냥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되어버릴 것 같다.

 

--> 그러면 어떻게 되는데?

더 심리적으로 위축될까봐 걱정된다.

 

--> 직장을 다니면 "아무것"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나?

솔직히 연예인이나 유명인사도 아니고 직장 다니기만 한다고 무조건 어떤 의미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기 손으로 밥벌어 먹고 살고 세금도 내고 연금도 내는 측면에서 생산적인 사회의

구성원이라는 생각은 들었음.

 

--> 직장도 안다니고 가족도 없이 사는 외국인들도 있지 않아?

그런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 솔직히 궁금하다. 믿을 구석 하나 없고 의탁할 구석 하나 없지 않는가.

 

--> 그렇게 사는 이민자들은 모두 이 나라에서 체류를 하면 안되나?

그런건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국가재정만 축내는 암적 존재가 될 것 같다.

 

--> 직장 이외로 소속감을 가질 만한 것은 뭐가 있을까?

이를테면, 학교를 다시 다니면서 공부를 하거나 뭔가 현지에서 계속 어떤 활동을 하게 되면 사회적

소속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음.

 

-> 바로 재취업 안하고 어느정도 기간동안 생활 가능하다는 전재 하에, 그런 다른 활동들로 소속감이나

생산적인 삶을 영위 할 대안적 방안은 없을까?

자격증을 준비하거나 공부를 다시 해서 나중에 그걸 바탕으로 일을 구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알아 볼 수 있을 것 같다.

 

3. 실업 상태면 대외적으로 사람들에게 말할 때 위축 될 것 같다. (2번과 연결 가능)

 

--> 현재 이 나라에 실업자는 단 한명 뿐인가?

아니다. 많은 실업자들이 있다.

 

--> 그들은 모두들 위축되게 살고 있는가?

모두는 아닐 것이다. 그래도 남앞에 말하기 떳떳하지 못하고 불편한 부분은 있을 것이다.

 

--> 자발적 실직상태는 그자체로 잘못인가?

잘못은 아니지만 장기화 된다면 개인과 사회 모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받는다.

 

--> 커리어 공백기를 표현하는 방식들에 대해 알고있는가?

알고는 있지만, 막상 내 입으로 말하자면 주눅 들 것 같다.

 

--> 그러면 커리어를 유지하는 지금은 주눅이 들지 않는가?

사실.. 주눅은 이러나 저러나 상황에 따라 다르게 매한가지로 든다.

 

--> 대부분의 인간들은 어차피 노동가능한 연령까지 평생 일을 해야 한다. 그 중에서 6개월~최장

1년 6개월 정도까지의 공백은 어찌 보이나?

전체를 놓고 보면 그렇게 긴 기간은 아닐 수 있다.

 

--> 대안 없이 퇴사하고 쉬는 사람들이 실재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아는가?

실재 사례들을 알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이런 사람들로부터 현실적인 경험들을 듣고싶고

조언도 받고싶다.

 

4. 장기적으로 돈벌이 될 만한 일을 찾지 못하게 될까 두렵다.

 

--> 직장을 다니는 현재는 장기으로 돈을 벌 보장이나 확신이 서는가?

아니다. 불명확하긴 마찬가지다.

 

--> 현재 저축 상태는 어떠한가?

사실 5월에 사표를 내고 노티스기간 8월까지 일해주고 9월부터 실직상태에 들어갈 시나리오를 염두

해두고 저축플랜에 들어서긴 했다. 기존에 모아둔 돈과 8월까지 모으게 될 돈, 그리고 그 3개월 뒤

수령하게 될 실업급여를 합하면 당장 굶어죽지 않을 수 있다.

 

--> 최악의 경우, 잠시 다른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은 있는가?

정 안되면 그렇게라도 해서 다시 최소 생계유지는 이어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게 된 일을

하며 더욱 비참한 기분만 들고 더욱 우울해 질 까봐 걱정이다.

 

--> 이 경우 현실적인 도움을 받아 볼 수 있는가?

정말 정말로 최악으로는 이 나라에서 주는 기초생활수급을 신청 해 볼 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그런

최악으로까지는 가지 않아야한다.

 

5. 인터내셔널한 조직을 찾기 힘들다.

 

--> 현지인들로만 구성된 조직은 전혀 안되나?

아무래도 스스로 마음이 편할 것 같지는 않다.

 

--> 스타트업 등 다국적 인원으로 구성된 규모가 작은 사업장이라면 다시 잡을 구해 볼 엄두가

설 것 같은가?

만일 인터뷰 등을 통해 조건이 괜찮아 보이면 시도 해 볼 의사는 있다.

 

--> 리모트로 다른 나라와 연결되어 하는 일을 찾는 것은 어떤가?

그럴 수만 있다면야 이상적이겠지만 그런 일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일단 오늘 이 내용을 앞으로 시일이 어느정도 더 지난 뒤에 다시 읽어보며 생각의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생각 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내일은 오늘의 내용에 대한 정리를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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