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24.01.2021

 


 

주말은 매번 순식간에 사라진다.
오죽하면 "순.삭" 이라는 말까지 생겨났을까. 순간삭제되는 주말.

나의 고질적인 병폐라면, 주말이든 휴가든 쉬는 날이 오면 낮과 밤의 사이클이 뒤바뀐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았는데, 아마도 쉬는 날, 그 자유가 보장된 날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너무 설레어서 생기는 일종의 각성작용이 아닐까 싶다.

이번 주말 동안은 사실 금요일 저녁부터 해서 웹툰 보기에 푹 빠져 지냈다.
작년 하반기 무렵부터 몇몇 웹툰들과 만화를 온라인으로 보면서 흥미를 갖게 되었더랬다. 과연 21세기는 컨텐츠의 시대답게 각양각색의 웹툰들이 수많은 독자들의 제각기 다른 구미를 만족시킬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나도 저 웹툰 작가들처럼, 저 웹소설 작가들처럼, 저 웹드라마 작가들처럼.. 저렇게 확실한 자기만의 컨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다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경제적으로 곤궁해진다 하더라도, 자신만의 창작열을 불태울 무언가가 있다면 정말 큰 삶의 위안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웹툰은 정말 신의 손 금손들만의 영역 같다. 나도 그림그리기를 좋아하지만 순수하게 "좋아"만 해서 퀄리티가 정말 초등학생 수준이다. 그래서 슬픈 똥손이다.

내가 오래 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그걸 그림을 곁들인 웹툰으로 지어낸다면 그 시각적 효과를 등에 업고 전달력을 높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역시 글도 못쓰는데 거기다 더 안되는 그림까지 더한다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오늘 하루종일 든 생각은 다음과 같다.

1. 나도 나만의 컨텐츠를 제작하는 사람이고 싶다.

2. 꾸준히 소설쓰기를 위한 소재의 "줄거리화"에 힘을 써야겠다.

3. 현재의 풀타임 회사일과 같이 에너지소모가 큰 일이 아닌, 생계유지가 되는 일을 찾는다면 그걸로 생활을 책임지는 한편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하면서 살고싶다.

4.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놓을줄도 알아야한다. 시간과 자율성을 얻는 대신, 직장생활이 주는 대외적 안정성을 놓아야 할지도 모른다.

5. 그럼 대안적인 일은 무엇이 있을 수 있나 열심히 찾아보자.


대안만 마련할 수 있다면, 뾰족한 수만 하나 생긴다면 어쩌면 정말 다음 달에라도 당장 나는 사표를 낼 기세가 등등하다.

더 이상은 자꾸 핑계되면서 아닌 길을 억지로 걸어가면서 온갖 유세 떨고 가식 떠는 짓을 그만 할 수는 없을까?!

 


 

추신:

푹 빠져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고 현재까지 연재 중인 에피소드까지 정주행을 달린 웹툰 들 중 2편을 뽑아보았다.

1. 고래별: 1920년대 일제강점기 군산과 경성을 배경으로,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를 모티브로 한 취향저격 최애 순정 시대물 웹툰. 고증이 잘 된 시대물인데다가, 내용전개도 상당히 문학적이다. 게다가 매회 삽입된 고퀄리티의 몽환적 인어공주 일러스트를 보는 재미는 덤.

고래별

1926년 일제 식민 지배 하의 조선. 17세 소녀 수아는 군산 일대 친일파 대지주의 집에서 몸종으로 일하고 있다. 어느 날 수아는 부상을 입은 채 해변가에 쓰러져 있는 독립운동가 의현을 발견하고, 그를 보호하게 되는데...

comic.naver.com

 


2. 내일도 출근: 현실적인 직딩생활의 묘사와 까칠 도도하지만 츤데레 돋는 옆자리 직장상사와의 "어른들의 로맨스"로 마음을 선덕선덕하게 하는 순정 오피스 웹툰. 남주 얼굴이 내취향이라 살다보니 만화 속 2D남에게 까지 매력을 느낄 수 있음을 체험하게 됨. 

내일도 출근!

회사 최악의 까칠남 VS 결혼은 싫다며 도망간 전남친. 둘 중 누구를 선택해야지?!

webtoo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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