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28.0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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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고민] | D-2 | 이 시국에 외국에서 퇴사해보려고 합니다만

[BY Birkenwald] [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28.0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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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고민] | D-2 | 이 시국에 외국에서 퇴사해보려고 합니다만

[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28.04.2021 4월의 마지막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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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마지막 주간이다.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이번 주의 첫 3일간은 정말 들어오는 이메일도 거의 없고 미팅도 없고 그래서 굉장히 나태한채로 보냈다. 막상 4월이 간다고 생각하니 시원섭섭한 기분... 조금 더 솔직하자면 사실 어딘지 굉장히 허무하기도 하다.

5월에는 공휴일도 두개 있고 그중 하나는 하루 연차를 붙여서 긴 주말로 보내려고 한다.

그렇게 휴가 낀 긴 주말을 보내고 온 5월 중순 어느날, 나는 기어이 퇴사 의사를 밝힐 궁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포스팅 시리즈를 연재하기 시작했던 1월 중순 무렵부터 오늘까지, 3개월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러는 동안 생각만큼 매일매일 쓰지 못했고 양질의 텍스트를 생산해내지도 못했다. 그래도 이렇게 포스팅을 할 수 있어서, 그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면 갈수록 이 생각에 더욱 무게가 실려간다. 이로써, 나는 1월부터 4월까지를 사는 동안 어떤 일들을 겪었고, 그때마다 어떤 심정인지를 기록 할 수 있었고, 언제든지 다시 그 기억을 소환해 낼 수 있게 되었고, 성찰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대안적인 계획을 마련해내지 못했다. 사람들은 모두들 그렇게 조언했다. 뭐든 할 것을 정해놓고 나가라고 말이다. 그 할 것을 지금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상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나는 이 퇴사유예기간을 제대로 보내는 것에 실패 한 것이 되는 걸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 가닥잡히지 않았다 뿐이지 마음가짐은 차분해진 상태다.

차이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온 동네방네 떠벌리며 마음은 차분하다고 입으로는 말하고 있으면서도 내심은 불안한 심리를 타파해 볼 심산으로 사람들에게 내가 얼마나 차분한 상태인지를 설명하려 들었을테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특히 올해는 기존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싶다.

말로만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떠벌리고, 주변 사람들을 붙들고 결코 실행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말로만 매꾸려고 하고 있는 찌질한 모습을 공연하든 전시하듯 하지 않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스스로의 고민과 사색 끝에 결론을 내렸으면, 그것을 이행해 낼 것.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이행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발생할 결과에 대해서도 스스로 책임을 지고 회피하지 않는 것이다. 누구에게 기대어 물타기 하듯이 지나가려는 꼼수도 쓰지 말 것이며, 주체적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실행하며 책임지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겪어내는 것이다. 아주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말이다.


 

지난 달 중순~말엽으로 넘어갈 즈음 기존에 해왔던 일들을 바탕으로 지원 해 봄직하다고 생각해서 지원해 놓은 기업에서 서류탈락 통보 메일을 받았다.

어쩐지 거의 한 달이 되어가지만 소식이 없길래 탈락으로 가닥을 잡고 있었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확답을 받고싶었다. 오늘 오전 휴대폰 진동이 한 번 묵직하게 울렸고, 이메일이 들어왔으며 내용을 확인했고 그것으로 깔끔하게 되었다.

어쩌면 이 퇴사유예기간이라고 설정한 4월 말까지의 시간이 지나가기 전에 그 사이 시도했던 것들 중에 내 몫이 되지 않을 예정이었던 것들이 모조리 정리 된 기분이다. 홀가분하다. 괜히 미련을 가지고 기존에 해왔던 일들의 연장선상이 될 것이 자명한 일들을 다시 이어서 하면서 언젠가 꼭 같은 지점에서 좌절감을 느끼고 또 그만두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다.

남은 이틀, 내일과 모레를 잘 보내고 4월을 마무리 한 후 5월이 오면 마음 가짐을 다시 잘 잡아봐야겠다.

심리상담사 선생님도 미션으로 내 준 과제이다:

 

충분히 심사숙고하여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마침표를 찍자.
콤마를 찍으면서 뒤에 부연설명을 하거나 이중 삼중의 생각이 일어나는 일을 방지하자.
마침표를 제대로 찍을 수 없을 것 같으면, 다시 콤마를 찍으며 군말이 생겨날 것 같으면 확실해질때까지 결정을 유보할 것.
이미 결정이 내려지고 난 뒤라면, 번복이나 후회 또는 미련 등을 갖지 않고 그래도 앞만 보고 새로이 도래할 내일을 향하여 뚜벅뚜벅 걸어나갈 것.

 

이미 결정 난 일에 대해서는 더이상 마음쓰지 않는 연습을 해야겠다.

그리고 그 결정을 바탕으로 앞으로 다가올 나날들에 필요한 일들을 준비해 나가는 심정으로 지내고 싶다.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가끔 성찰을 하고 과거의 일을 잠시 참조했다가 다시 현재로 자연스럽게 돌아올 수 있는 수준으로 해야한다. 과거의 망령에 붙들려 살다가는 이도저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확신이 없고 자주 불안한 사람으로 성장한 이면에는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겠지만, 앞으로는 변화된 삶을 살기 원한다면 일상 속에서 크고작은 결정들을 내리는 순간들마다 의식적으로 마음 먹은 것은 스스로 결정 내리고 그것을 실행하고 앞을 보고 두렵더라도 꿋꿋하게 걸어나가는 연습을 계속해서 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마음에 위안이 필요한 날에는.. 종종 셀프케어 시간을 갖기도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맛있는 디저트류를 구워본다던지, 거품입욕제를 풀은 욕조에 들어앉아서 목욕을 한다던지...

 

몇일 전 다 잘 밤에 만들었던 에그타르트. 포르투갈 리스본에 여행 갔을 때 오리지널 "파스테이스 데 나타 (pasteis de nata)"를 먹어본 뒤 그 맛을 잊지 못해 어떻게든 가능한 재료로 구현해 본다고 몇 번 시도는 해봤더랬다.

 

반죽은 슈퍼마켓에서 파는 패스츄리 생지를 사서 해결했다. 머핀틀에 맞춘 크기로 자른 뒤 계란 노른자 4개넣고 생크림과 우유 적당량을 넣고 바닐라액스트렉트와 설탕 조금 넣은 필링 채워 구워보았다. 점박이 무늬도 잘 그을려 나와주었고 한 김 식혀 베어무니 바사삭 하면서도 필링은 부드러웠다.

얼마 전 아마존에서 주문한 욕조 거치대를 장착한 모습.

저 가운데 있는 회색 부분을 펼치면 아이패드나 책도 올려서 볼 수 있고 물컵이나 향초 같은 것을 얹을 수 있는 홈이 따로 마련 되어 있고 너비 조절도 된다.

지금은 이렇게 쓰고 이다음에 언젠가 조금 더 넓은 욕조를 갖게되면 거기에 딱 맞게 사용 할 수 있을 것 같다.

 

 

 


 

달다구리와 거품목욕도 심신의 긴장을 풀어주지만 역시 말씀만한것이 없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4)는 구절처럼 말씀 섭취를 하면서 현실에서의 중압감, 불안감, 두려움을 극복하도록 해야겠다. 이것 역시 과거와는 달라진 부분이다. 올해부터는 매일 매일 말씀을 자주 읽도록 하고 그리고 읽는데서 그치지 않고 삶 속에 적용해보도록 해야겠다.

애용하고 있는 모바일 앱 "가톨릭성경" 은 형광펜 기능을 사용 할 때 색상을 다양하게 설정 할 수 있어서 더욱 좋은 것 같다.

 

 

야고보서 4장 13절부터 17절까지 말씀을 읽고 많은 생각에 잠겼다.

성경을 읽으면 읽을수록 구구절절 내 얘기 아닌 것이 없을 정도로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지만 이 대목은 정말로 딱 나를 겨냥한 이야기 같았다.

오늘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도 모자랄 판에, 내일 일에 대해 걱정하고 지금으로부터 일년 뒤에 뭘 하고 삼년 뒤에 뭘 할지를 점치듯이 궁리하며 다 사라져버릴 허상을 붙들어매고 있는 판국이다.

이것이야말로 엄청난 교만한 허세인가.

 

 

 

 

 

 

쓸데없는 것들을 붙드는 대신에 나처럼 소심한 쫄보는 붙들어 매려거든 특히 시편 56장 12절의 말씀을 붙드는 것을 택해야 할 것 같다.

사람이 나에게 무엇을 할 수 있으랴?

너나 나나 다 고맛고맛한 인간들일 따름인데 무엇이 그리 두렵고 눈치보이고 설설 기면서 그렇게 살아왔는가 싶다.

 

쫄아들고 겁먹고 소심해지는 순간이 오는 것은 다 내가 사람을 의지하고 아무 실체 없고 실속 없는 것들을 의지하고 섬겨온 까닭일 것이다.

 

의지처를 제대로 분명히 바르게 세우면 한갓 사람이, 세상이 나에게 무엇을 어떻게 할 수는 없음도 명확 해 질 것이다.

 

 

 


이제 스스로 설정한 시간은 점점 끝을 향해 지나가고 앞으로 한 달 정도 더 마음을 정리해서 최종 결정을 볼 일만을 남겨두고 있다.

주체적이고 성숙한 어른답게 스스로 내린 결정을 존중해주고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함에 두려워하며 삶을 좀먹지 말고 어깨 펴고 당당히 앞날을 내다보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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