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30.0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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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고민] | D-DAY | 이 시국에 외국에서 퇴사해보려고 합니다만

[BY Birkenwald] [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30.04.2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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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고민] | D-DAY | 이 시국에 외국에서 퇴사해보려고 합니다만

[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30.04.2021 휴대폰에 설정한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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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에 설정한 디데이 카운팅 위젯은 오늘이 바로 그 디데이 임을 알려왔다.

그렇게 오늘로써 지금 포지션을 한 지 2년을 꽉 채우게 되었다. 남들은 그냥 별로 인지도 못하는 사이에 훌쩍 지나간다는 그 2년을, 나는 직장 생활을 시작한 이래로 처음으로 달성해본다. 참 우습게도, 같은 포지션에서 최대로 머물러 본 최초의 경험이다.

사실 2년째를 마치게 되는 날 어떤 기분이 들까 굉장히 궁금했었다. 왠지 섭섭해져서 욕심을 부려 1년을 더 해서 3년차를 채우고싶어질까? 그런 생각이라도 들 줄 알았다.

 

 

지금으로부터 100일 전 찍었던 스크린샷이다.

그때는 디폴트로 세팅된 저 단풍 배경이 왠지 처량한 기분이 들어서 시간이 지나자 하늘 사진으로 바꾸었을 정도로 비참한 기분이 주를 이뤘더랬다.

현재는 그런 기분이 들지 않는다. 그것만해도 나는 굉장히 행복할 지경이다. 도대체 그때는 왜 그렇게 사방이 가로막힌 듯 갑갑하고 불안했는지, 조급해지고 슬퍼졌는지 다 지나고보니 지나가버릴 일들이었는데 말이다.

이런 심경의 변화를... 일종의 발전으로 여겨봐도 될까?

 

변화는 항상 일어나는 것, 변화 없는 것은 없다.

오후 2시, 부장이 셋업한 조직개편 관련 콜에 전 부서원들이 다들 들어왔다.

오랜만에 서로 얼굴들이나 보자고 하여 다들 카메라도 켰다. 그리고 부장은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띄워서 슬라이드를 넘겨가며 설명을 해 주었고 몇몇 사람들은 질문을 하기도 했다.

솔직히 말해서 평사원 급으로는 별로 뚜렷한 변화는 없을 것 같다. 그나마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와 리포팅 관련하여 담당자들이 바뀔 거 같아서 그것 관련해서 알아둬야 할 것 같고, 리포팅 프로세스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면 어떤 차이가 생길지 알아내서 프로젝트 매니저들에게 커뮤니케이션 하면 될 것 같다. 지금부터 7월까지 Phase 1을 가지고 8월부터 12월까지 Phase 2 로 해서 전체적인 Lift&Shift를 달성한다는 블루프린트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12월 말이 되면 최종적으로 모든 토픽들이 다 개편된 조직으로 이전 완료 되는 것이 올해의 과제가 될 것이었다.

내가 이 회사에 들어온 이래로 경험한 조직개편만해도 벌써 몇번째인가. 내가 직접 영향을 입었던 경우와 다른 이웃 부서들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목격한 경우들을 다 합친다면 꽤 여러번이다. 본인이 원했든 아니든, 오늘날의 기업에서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인사이동도 조직개편도 잦고 진행될 기미를 보이던 프로젝트가 엎어지거나 다른 프로젝트와 합병을 하게 되기도 하였고 그 외에도 별의 별 일들이 다양하게 일어났었다. 나만해도 이 조직에서 3번의 부서를 거치게 되었고 그때마다 옮겼다고 뭐라고 눈총을 주는 사람을 보기도 했고 응원해주는 사람을 보기도 했고 아무 관심도 갖지 않는 사람을 보기도 했다. 또한 변화를 겪을 때마다 새로운 인연들을 만나게 되었고 새로운 일들을 거치면서 배우기도 많이 배웠고 많은 발전을 이뤘다고 생각한다.

모든 일은 사람에 따라서 다 다르기 마련이다.

딱 맞는 정답도 없고 오답도 없다. 자기 선택을 믿고 거기에 책임을 지고 주체적으로 부딪혀가보는 것이다.

오후 4시 반.

약속대로 나는 그 동료와의 콜에 들어갔다. 우리는 초반에는 이런저런 스몰토크를 나누다가 본론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과거 그녀가 경험했던 애자일 프로젝트 팀의 경험들을 나누면서 시작했다. 그때 그녀는 Scrum 프레임워크상 개발자팀에 속해있었지만 따로 프로그래밍이나 테스팅 등의 활동을 하진 않았고 초반에 Sprint Planning을 하기 전에 모든 요구사항 (Business Requirements)들과 과제들을 문서화하고 그것들을 쪼개어 스토리, 즉 백로그 아이템으로 만드는 작업을 주로 하였다고 했다. 그게 그녀가 해왔던 Requirement Engineering/ Business Analyst 업무였다고 했다. 비즈니스쪽의 요구사항을 수렴하고 그것을 어플리케이션 개발에 실재 투입될 기술자들에게 전달해주고 비즈니스의 언어를 IT 언어로 전환해주면서 브릿지가 되는 역할이었다고 했다. 과연 시험 공부를 위해 들여다봤던 내용대로 실재 일이 이루어지는 경험을 전해들으니 더욱 실감이 났다.

또한 현재 옮겨간 그 부서에서도 한 프로젝트는 delivery method 를 Scrum 방식으로 해서 매일 Daily Scrum Meeting 을 15분간 가지며 각 팀원들이 그날 할 일에 대해서 그리고 혹시나 발생하는 이슈들에 대해서 의논하는 경험을 하며 일을 진행해가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커리어 초반에 원래는 프로그래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오라클 데이터베이스에서 SQL 명령어를 사용하여 당시 하고 있던 개발업무의 일환으로 쿼리들을 불러내어서 얻은 데이터들을 사용하는 등 그런식의 일들을 했고 테스트를 거치며 리포트 된 버그들을 수정하는 등의 완전 하드코어 테크 일이었다고 한다. 딱히 여성으로서 애로사항을 느끼고 그랬던 것은 없었지만, 자신은 개인적으로 성향상 프로젝트매니저가 되어서 여기저기 다 대표자로 최전선에서 싸우는 지휘자가 되고 싶지 않았고 개발업무를 할 당시 버그가 발생될때마다 쪼여짐(?) 당하던 개발팀들의 심적 부담에서 해방되고 싶은 마음에 그 절충안으로서 현재의 비즈니스 애널리스트 포지션에 몸담게 되었고 지금 하는 일이 자기에게는 잘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때당시 개발자 동료들 중에서 아직도 열정적으로 개발업무에 몰두하는 이들도 상당수 된다고 했고, 결국 그게 무슨 일이 되었든 개인과의 합이 얼마나 되냐에 따라, 개인차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100일간의 퇴사유예기간을 거치면서 하루하루 사람의 마음에 생각보다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아무리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갈대같은 족속이 인간이라지만 참으로 사람의 마음처럼 부실하기 짝이 없는 것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그러니 무엇이 되었건 순간적으로 치미는 충동으로 무언가를 결정하기에는 바로 그 몇시간 뒤, 혹은 그 다음 날 아침 우리 마음이 또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알 수 없기에 조금 더 한 발 물러서서 생각하는 여유를 배워둬야 할 것 같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았을때 든 생각은, 100일 전에도 여러번 숱하게 넘겨왔었고 100일을 지내오는 중간중간에도 다 갈아엎고 다 팽개치고싶은 나날들을 무수히 넘겨왔지만 그때 바로 그 당시에 정말로 퇴사하고 나오지 않고 오늘까지 이어올 수 있어서, 참 다행스럽다. 퇴사를 할 때 하더라도, 나는 조금 더 나날이 변화하는 내 마음을 살펴가면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힘을 비축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무려 이 코로나 시국에 그것도 겨우 이제 좀 영주권도 받고 자리잡고 살라 칠 즈음해서 기어이 퇴사를 해보려고 궁리하고 있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100일 이전보다 무조건적인 자기 비하나 비난을 안하고 조금 더 개인적 감정을 배제하고 생각 해 볼 수 있었다.

1. 나는 욕심이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2. 욕심에 비해 실재적으로 갖춘 것이 많지 않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3. 그리고 치열하고 끈기있게 밀고나가는 실행력이 부족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4. 이상은 고매하게 높았고 현실은 거기에 안따라주었기 때문에 혼자서 화가 많이 나있었고 그것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 지 몰라서 지금껏 오래도록 괴로워했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5. 자주 도망치고 싶어하는 이유는 불안정한 자존심, 즉 에고가 상황을 거부하고 수틀려할때마다 그 상황을 잠재우기 위한 방법으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을 택해왔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6. 그동안 먹고사는 것에 급급한 나머지 근시안적으로 많은 일들을 선택해왔고 그 일을 하는 깊은 차원의 의미를 마련하지 못하여 일하면서 자주 좌절에 빠졌음도 알 수 있었다.

7. 사람에게는 누구나 취약한 점이 있기 마련인데 그 약점이 치명적인 흠이 될 수 있는 분야의 일들을 주로 찾아 해 왔었음도 알 수 있었다.

8. 취약한점을 마주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이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외면하려고 해왔음도 알 수 있었다.

9. 강박적인 자기만의 사고에 자주 갖혀있었던 것도 알 수 있었다.

10. 결국 남탓, 외부탓을 하지말고 문제를 직시하되 스스로를 벌주는 식으로 하지말고 새로운 전략을 세워서 스스로의 강점을 살릴 수 있고 스스로에게 솔직 할 수 있는 방식을 모색해 나가자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이제 이렇게 2021년도 4월이 지나가고, 내가 스스로 좀 악착스럽다라고 느낄정도로 집착했던 그 2년째 되는 기간도 지나갔다. 그렇게 고대하던 2020년도 업무평가에 따른 보너스도 수령했다.

보너스와 이번달 급여의 절반을 합한 금액은 고스란히 저축계좌로 이체시켰다. 이로써 벌써 생존자금으로 쓰일 계좌에 돈이 꽤 모였다. 앞으로 몇달간 더 하는 대로 더 해서 채워서 묶어두고 필요해질때 쪼개서 쓸 수 있는 financial cushion, 내 비자금 주머니 역할을 톡톡히 해 낼 것이다.


생각보다 크고 중요한 선택권이 바로 내 손 안에 놓여있다.

고방 열쇠는 그 집 안주인이 틀어쥐고 있는 법이다.

유예기간 및 숙려기간을 거쳤으니 앞으로는 조금 더 홀가분한 마음으로 조금 더 담백한 마음으로 최종 퇴사를 통보하는 시점까지 업무를 업무로만 대하며, 개인적 감정 끄달리는 짓을 그만하고 싶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 내 손에는 별다른 대안도 없고 그렇다고 억만금을 비상금으로 모으지도 못했지만 단 한가지 카드만은 확실히 들려있다. 그것은 바로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내일이라도 당장 사용할 수 있는 "퇴사 자유 이용권"이다. 이렇게 관점을 전환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제 어떤 일이 있어도 회사원이라는 을의 위치, 외국에서 해외노동자로 살아간다는 마이너리티 약자로서의 위치 등을 다 뛰어넘고서 당당하고 대등한 자세로 남은 나날들에 임하고 싶다.

역병의 시대.

이 시대는 많은 사망자들을 내고 많은 이들을 불편과 고통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으나, 동시에 정말이지 신의 한 수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시국이 오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우리의 능력치의 한계를 이정도까지 시험 해 볼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속으로만 공상하던 각종 혁신적인 것들을 도입해보고 시험대에 올려 볼 수 있었고, 성찰도 할 수 있었고 통찰력도 얻을 수 있었다. 사실 지금도 계속 얻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집에서 근무를 장기적으로 하게되면서 그동안 노래노래를 불렀던 홈오피스를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하지 않고서, 한시적으로나마 경험해 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내가 정말로 재택근무에 적합한지에 대해서 몸소 겪어 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사람들과의 스트레스를 덜 받는 대신 집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지면서 각종 일들이 벌어지던 사무실을 물리적으로 벗어나서, 동료들에게서도 물리적으로 멀어져서 나의 일자리에 대해서, 이 회사에 대해서, 그리고 이 회사를 떠나는 것에 대해서까지 진지하게 고민 해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아주 밑지는 기간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하여 다가올 나날들이 정말이지 기대가 될 정도이다.


 

앞으로 다가올 5월 중으로는 에필로그 형식으로 퇴사고민을 하며 보낸 100일 디데이가 지난 뒤 또 어떤 심경으로 어떻게 갈무리를 지어나갈지에 대해서도 포스팅을 해보고자 한다.

To be continued...!

[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29.0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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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29.04.2021 하루가 지나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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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지나갔다.

오늘도 어제와 그제와 변함없이 고요했다.

오후에 프로젝트 롤아웃 관련 주간 미팅이 있었고, 그 미팅에야 나는 보고하는 부분이 없으므로 다른 팀원들이 각자 파트 보고하는 것들 듣는 정도였다.

내일 오후에는 두 개의 콜이 예정되었다.

오후 2시에 있을 콜은 1시간짜리로 부장이 셋업한 미팅이다. 요지는 7월 1일부로 내가 속한 부서가 더이상 현재의 상무 (Senior Vice President) 아래에 속하지 않고 다른 상무 및으로 재배치 되었다는 것이며 그와 관련하여 부서원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서 설명하며 Q&A도 가질 예정이다.

오늘 퇴근 거의 직전에 부서내 프로젝트들의 예산을 안배하는 일을 담당하는 컨트롤러와 연락을 할 일이 있었다. 그때 컨트롤러가 내게 하는 말이, 이제 몇개월 뒤면 이 부서 관련한 프로젝트들의 비용 관련해서는 더이상 자기가 맡지않고 새로운 컨트롤링 팀원들과 할 예정이며 그와 관련해서 그들과의 콜에 나를 참여시키겠다고 했다. 그래서 Lift & Shift 라고 기존의 체제 안에서 있던 인보이스들, 비용들, 예산 계획 등 전반의 주제들을 재배치 되어 옮겨갈 새 조직으로 잘 이행되도록 얼라인먼트를 갖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는다고 했다.

이 조직개편이 부서원들 개개인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지는 일이 될지, 내일 오후의 부장의 콜에서 듣게될 소식이 궁금해진다.

다른 하나의 콜은 오후 4시 반에 예정된 것으로 지난 2월부로 프로젝트팀을 떠나 현재 그 상무 산하 다른 이웃 부서로 회사 내 이동을 한 동료와의 만남이다. 지난 주에도 그냥 인포멀하게 근황토크나 할 겸 만나서 이야기 나눴지만 내일 있을 콜은 목적이 있는 만남이다. 지난주에 PSM I (Professional Scrum Master) 자격증 시험에 합격한 뒤 그녀와 가졌던 수다 콜에서 이 시험을 합격한 것을 알렸고, 그냥 앞으로 언제 어떻게 쓰일지 모르니 자기개발 차원에서 했다고 말했고 그녀는 축하를 해 주었다.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나보다 10살 정도 연상이고 이미 IT분야에서 탄탄한 직장경력을 쌓은 분이다. 이분이 마침 이전 직장들을 거치는 동안 다양한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한 정말 하드코어 IT 프로젝트들 팀에서 일하며 Scrum 프레임워크 를 몸소 체험하며 그 방식대로 일해 본 경험자였다. 그래서 실재 경험을 해본 사람의 해당 분야 실무자들의 생리나 업무성향, 주된 업무방식들 등 현실적인 부분들을 사전 인터뷰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흔쾌히 그녀도 나의 이런 아이디어를 지지해 주었고 하여 내일 오후 서로 일이 어느정도 다 마무리 될 즈음 하여 느즈막히 콜을 갖기로 하였다.

그녀가 좋은 멘토가 되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여성으로서 IT 테크 계통에서 일하는 분이기 때문에 같은 여자로서 내가 좀더 심적으로 그녀의 개별 경험에 공감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또한 성향적으로도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그녀는 그동안의 테크 업계에서 일할 때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애로사항이 있었는지 등등 알 수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이외에도 앞으로 해당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취재를 좀 더 해 볼 심산이다.

현재 친한 친구 (그녀도 다른 외국에 살고 있는 중이다)의 파트너가 10년 넘는 기간동안 IT 회사의 시스템 엔지디어로 일하고 있는데 친구를 통해 그분께도 업계 베테랑으로서 업계의 생리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 조언을 듣고 싶다.

지금껏 직장을 바꾸거나 직무를 바꿨을 때마다 그때그때 닥치는대로 골라야하는 절박성도 크게 작용했고, 앞뒤 잴 것 없이 조금 더 나아보이거나 그런 식으로 사전에 실재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했다가 된통 쓴맛을 많이 봤었다. 여기서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여기고, 앞으로는 조금 더 해당 분야에 직접 있어본 적 있거나 현재에도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생한 체험담을 듣는 인터뷰 조사를 해야겠다는 생각 이 든다. 물론 개인의 경험은 성급하게 일반화, 보편화 시킬 수 없는 개별성과 고유성을 갖는다. 그러므로 무조건 그들의 체험에 좌우되자는 것이 아니라, 이런 점들이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구나 정도를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취지이다.


이번주가 저물어 가고, 그 대망의 2021년도 4월도 굿바이다.

오늘 또 전직원 대상으로 공지메일이 들어왔는데, 계속해서 사무실 복귀 하지 않고 홈오피스 체제를 유지하라는 방침이었다. 그리고 임직원으로서 코로나 테스트를 받아 볼 수 있는 곳도 전국에 크게 세 군대 거점이 있다는 안내문까지 포함되어있었다.

때는 바야흐로 역병의 시대.

이른바 코시국이다.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을 시작하고 있지만 여전히 상황은 예측불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날이 시간은 잘만 흘러간다.

이 시국의 끝은 어디일까, 그리고 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그리고 어디에 도달 해 있을까.

예측 할 수 없기에 불안하지만 그래서인지 매우 고무적이기도 하다.

[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28.04.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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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고민] | D-2 | 이 시국에 외국에서 퇴사해보려고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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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어느 해외 이민자의 코로나 시대 퇴사결심 100일 카운트다운의 기록 28.04.2021 4월의 마지막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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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마지막 주간이다.

월요일부터 오늘까지 이번 주의 첫 3일간은 정말 들어오는 이메일도 거의 없고 미팅도 없고 그래서 굉장히 나태한채로 보냈다. 막상 4월이 간다고 생각하니 시원섭섭한 기분... 조금 더 솔직하자면 사실 어딘지 굉장히 허무하기도 하다.

5월에는 공휴일도 두개 있고 그중 하나는 하루 연차를 붙여서 긴 주말로 보내려고 한다.

그렇게 휴가 낀 긴 주말을 보내고 온 5월 중순 어느날, 나는 기어이 퇴사 의사를 밝힐 궁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포스팅 시리즈를 연재하기 시작했던 1월 중순 무렵부터 오늘까지, 3개월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러는 동안 생각만큼 매일매일 쓰지 못했고 양질의 텍스트를 생산해내지도 못했다. 그래도 이렇게 포스팅을 할 수 있어서, 그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면 갈수록 이 생각에 더욱 무게가 실려간다. 이로써, 나는 1월부터 4월까지를 사는 동안 어떤 일들을 겪었고, 그때마다 어떤 심정인지를 기록 할 수 있었고, 언제든지 다시 그 기억을 소환해 낼 수 있게 되었고, 성찰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대안적인 계획을 마련해내지 못했다. 사람들은 모두들 그렇게 조언했다. 뭐든 할 것을 정해놓고 나가라고 말이다. 그 할 것을 지금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은 상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나는 이 퇴사유예기간을 제대로 보내는 것에 실패 한 것이 되는 걸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무엇을 하겠다는 것이 가닥잡히지 않았다 뿐이지 마음가짐은 차분해진 상태다.

차이점이 있다면 과거에는 온 동네방네 떠벌리며 마음은 차분하다고 입으로는 말하고 있으면서도 내심은 불안한 심리를 타파해 볼 심산으로 사람들에게 내가 얼마나 차분한 상태인지를 설명하려 들었을테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에는, 특히 올해는 기존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싶다.

말로만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떠벌리고, 주변 사람들을 붙들고 결코 실행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말로만 매꾸려고 하고 있는 찌질한 모습을 공연하든 전시하듯 하지 않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스스로의 고민과 사색 끝에 결론을 내렸으면, 그것을 이행해 낼 것.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

이행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발생할 결과에 대해서도 스스로 책임을 지고 회피하지 않는 것이다. 누구에게 기대어 물타기 하듯이 지나가려는 꼼수도 쓰지 말 것이며, 주체적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실행하며 책임지는 일련의 과정을 모두 겪어내는 것이다. 아주 자연스럽고 당당하게 말이다.


 

지난 달 중순~말엽으로 넘어갈 즈음 기존에 해왔던 일들을 바탕으로 지원 해 봄직하다고 생각해서 지원해 놓은 기업에서 서류탈락 통보 메일을 받았다.

어쩐지 거의 한 달이 되어가지만 소식이 없길래 탈락으로 가닥을 잡고 있었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확답을 받고싶었다. 오늘 오전 휴대폰 진동이 한 번 묵직하게 울렸고, 이메일이 들어왔으며 내용을 확인했고 그것으로 깔끔하게 되었다.

어쩌면 이 퇴사유예기간이라고 설정한 4월 말까지의 시간이 지나가기 전에 그 사이 시도했던 것들 중에 내 몫이 되지 않을 예정이었던 것들이 모조리 정리 된 기분이다. 홀가분하다. 괜히 미련을 가지고 기존에 해왔던 일들의 연장선상이 될 것이 자명한 일들을 다시 이어서 하면서 언젠가 꼭 같은 지점에서 좌절감을 느끼고 또 그만두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다.

남은 이틀, 내일과 모레를 잘 보내고 4월을 마무리 한 후 5월이 오면 마음 가짐을 다시 잘 잡아봐야겠다.

심리상담사 선생님도 미션으로 내 준 과제이다:

 

충분히 심사숙고하여 내린 결정에 대해서는 마침표를 찍자.
콤마를 찍으면서 뒤에 부연설명을 하거나 이중 삼중의 생각이 일어나는 일을 방지하자.
마침표를 제대로 찍을 수 없을 것 같으면, 다시 콤마를 찍으며 군말이 생겨날 것 같으면 확실해질때까지 결정을 유보할 것.
이미 결정이 내려지고 난 뒤라면, 번복이나 후회 또는 미련 등을 갖지 않고 그래도 앞만 보고 새로이 도래할 내일을 향하여 뚜벅뚜벅 걸어나갈 것.

 

이미 결정 난 일에 대해서는 더이상 마음쓰지 않는 연습을 해야겠다.

그리고 그 결정을 바탕으로 앞으로 다가올 나날들에 필요한 일들을 준비해 나가는 심정으로 지내고 싶다.

과거를 돌아보는 것은 가끔 성찰을 하고 과거의 일을 잠시 참조했다가 다시 현재로 자연스럽게 돌아올 수 있는 수준으로 해야한다. 과거의 망령에 붙들려 살다가는 이도저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확신이 없고 자주 불안한 사람으로 성장한 이면에는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겠지만, 앞으로는 변화된 삶을 살기 원한다면 일상 속에서 크고작은 결정들을 내리는 순간들마다 의식적으로 마음 먹은 것은 스스로 결정 내리고 그것을 실행하고 앞을 보고 두렵더라도 꿋꿋하게 걸어나가는 연습을 계속해서 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마음에 위안이 필요한 날에는.. 종종 셀프케어 시간을 갖기도 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맛있는 디저트류를 구워본다던지, 거품입욕제를 풀은 욕조에 들어앉아서 목욕을 한다던지...

 

몇일 전 다 잘 밤에 만들었던 에그타르트. 포르투갈 리스본에 여행 갔을 때 오리지널 "파스테이스 데 나타 (pasteis de nata)"를 먹어본 뒤 그 맛을 잊지 못해 어떻게든 가능한 재료로 구현해 본다고 몇 번 시도는 해봤더랬다.

 

반죽은 슈퍼마켓에서 파는 패스츄리 생지를 사서 해결했다. 머핀틀에 맞춘 크기로 자른 뒤 계란 노른자 4개넣고 생크림과 우유 적당량을 넣고 바닐라액스트렉트와 설탕 조금 넣은 필링 채워 구워보았다. 점박이 무늬도 잘 그을려 나와주었고 한 김 식혀 베어무니 바사삭 하면서도 필링은 부드러웠다.

얼마 전 아마존에서 주문한 욕조 거치대를 장착한 모습.

저 가운데 있는 회색 부분을 펼치면 아이패드나 책도 올려서 볼 수 있고 물컵이나 향초 같은 것을 얹을 수 있는 홈이 따로 마련 되어 있고 너비 조절도 된다.

지금은 이렇게 쓰고 이다음에 언젠가 조금 더 넓은 욕조를 갖게되면 거기에 딱 맞게 사용 할 수 있을 것 같다.

 

 

 


 

달다구리와 거품목욕도 심신의 긴장을 풀어주지만 역시 말씀만한것이 없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4)는 구절처럼 말씀 섭취를 하면서 현실에서의 중압감, 불안감, 두려움을 극복하도록 해야겠다. 이것 역시 과거와는 달라진 부분이다. 올해부터는 매일 매일 말씀을 자주 읽도록 하고 그리고 읽는데서 그치지 않고 삶 속에 적용해보도록 해야겠다.

애용하고 있는 모바일 앱 "가톨릭성경" 은 형광펜 기능을 사용 할 때 색상을 다양하게 설정 할 수 있어서 더욱 좋은 것 같다.

 

 

야고보서 4장 13절부터 17절까지 말씀을 읽고 많은 생각에 잠겼다.

성경을 읽으면 읽을수록 구구절절 내 얘기 아닌 것이 없을 정도로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지만 이 대목은 정말로 딱 나를 겨냥한 이야기 같았다.

오늘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도 모자랄 판에, 내일 일에 대해 걱정하고 지금으로부터 일년 뒤에 뭘 하고 삼년 뒤에 뭘 할지를 점치듯이 궁리하며 다 사라져버릴 허상을 붙들어매고 있는 판국이다.

이것이야말로 엄청난 교만한 허세인가.

 

 

 

 

 

 

쓸데없는 것들을 붙드는 대신에 나처럼 소심한 쫄보는 붙들어 매려거든 특히 시편 56장 12절의 말씀을 붙드는 것을 택해야 할 것 같다.

사람이 나에게 무엇을 할 수 있으랴?

너나 나나 다 고맛고맛한 인간들일 따름인데 무엇이 그리 두렵고 눈치보이고 설설 기면서 그렇게 살아왔는가 싶다.

 

쫄아들고 겁먹고 소심해지는 순간이 오는 것은 다 내가 사람을 의지하고 아무 실체 없고 실속 없는 것들을 의지하고 섬겨온 까닭일 것이다.

 

의지처를 제대로 분명히 바르게 세우면 한갓 사람이, 세상이 나에게 무엇을 어떻게 할 수는 없음도 명확 해 질 것이다.

 

 

 


이제 스스로 설정한 시간은 점점 끝을 향해 지나가고 앞으로 한 달 정도 더 마음을 정리해서 최종 결정을 볼 일만을 남겨두고 있다.

주체적이고 성숙한 어른답게 스스로 내린 결정을 존중해주고 불확실성에서 오는 불안함에 두려워하며 삶을 좀먹지 말고 어깨 펴고 당당히 앞날을 내다보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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